손흥민, 김보경, 윤석영 해외파 선수 컨디션 난조…부상선수 속출

[미디어펜=김재현기자]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믿을맨 손흥민은 제대로 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슈틸리케 황태자인 이정협은 눈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돌아온 김보경과 윤석영은 국가대표팀에게 보탬이 되지 못했다.

   
▲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사흘 앞둔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대표팀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치른다./연합뉴스
27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친 축구 국가대표팀의 올해 첫 A매치 친선경기인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는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쉼없이 달리고 뛰었지만 헛심만 켰다.

이날 경기는 올해 첫 축구 국가대표팀의 A매치인 만큼 지난 아시안컵을 마친 후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진용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경기에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좌측 공격을 맞았던 이재성(전북)과 우측 측면 수비를 맡았던 정동호(울산)는 첫 A매치 데뷔전이었다. 특히 정동호는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FC서울)의 세대교체를 선언하는 선수로서 이번 데뷔전이 그의 실험대나 다름없었다.

또한 축구 국가대표팀에 다시 발탁된 김보경(위건), 윤석영(QPR), 지동원(아우크스부르스)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 결과는 허탈하게 1대1 무승부였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 대표팀은 전방부터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스베키스탄의 수비수를 곤혹에 빠뜨렸다. 전반 15분 손흥민이 좌측 코너에서 올린 낮고 빠른 크로스를 구자철이 달려들어 헤딩 골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정협이 상대선수와 경합 속 왼쪽 눈 부위를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후 그라운드 밖에 나오면서 10명으로 버틴 한국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의 중앙 공격수를 놓치며 쿠지보예프(MF)에게 어이없는 한 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이정협 대신 교체로 나선 후 안정을 되찾았고 우즈베키스탄 골문을 노렸지만 번번이 실패로 무산되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초반 바짝 공격의 고삐를 쥔 한국 대표팀은 파상 공세를 보였지만 후반 10분 이후 우스베키스탄의 압박에 주춤하더니 분위기를 뺐겼다.

이런 상황에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단점이 드러났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보다 많은 활동량을 보이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볼을 뺐었지만 다시 주춤하며 볼을 다시 뺐기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볼을 뺐은 후 그 볼을 받아주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고 갈 곳 잃은 볼은 우즈베키스탄 선수의 차지였다.

슈틸리케 감독도 한국 축구의 단점을 경기 전 지적한 바 있다. 

후분 23분까지 선수들은 피곤한 모습을 보이며 공격의 기세가 둔화됐다. 좌측 수비를 맡은 윤석영은 활기찬 오버래핑을 보여주긴 했지만 상대선수와 1대1 상황에서 돌파에 실패했다. 오랜만에 국가 대표팀에 승선한 김보경은 대전구장의 그라운드를 적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트래핑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대선수에게 번번히 공을 뺐기거나 패스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외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장거리 비행으로 체력안배를 걱정해 교체하는 배려를 보였으며 손흥민과 윤석영을  교체했다.

다행히 이번 경기에서 제 몫을 한 이재성이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재성은 상당히 많이 뛰면서 상대의 움직임을 교란하는 다이나믹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빠른 발로 상대선수를 힘들게했으며 좋은 기술까지 선보이며 슈틸리케 감독에게 상당히 중용받을 가능성을 보였다. 지동원은 선발로 나서지 못한 채 벤치를 지켰다.

실리축구를 선호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첫 친선경기에서 "프로의 세계에서는 성적에 따라 평가를 받기 때문에 좋은 경기 여부는 결과에 따라 달리진다"라며 승리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각오했다. 

이번 친선경기는 기존 선수들의 기량을 재확인하는 기회이며 특정 선수를 지켜보지 않겠다고 슈틸리케 감독은 못 박았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이 아쉽다. 더욱 부상선수가 많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경기 전 슈틸리케 감독은 장현수(광저우 부리)는 오른쪽 위백을 맡기려 했지만 부상으로 제외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정협과 정동호는 각각 오른쪽 눈과 허벅지 부상을 입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진용을 갖추려던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