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도세에 본격 하락…연기금 수급은 '긍정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매도 타이밍을 두고 개미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만큼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전 11시 29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70%(1만3000원) 떨어진 46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30만원) 대비 56.33% 높은 수준이지만, 상장 당일 시초가(59만7000원)와 비교하면 21.44% 하락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상장일이었던 지난달 27일 장 시작과 동시에 59만8000원을 터치한 후 이내 흘러내렸다. 상장 이틀째인 지난달 28일에는 전 거래일 종가(50만5000원)보다 5.74% 갭 하락한 47만6000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 하락을 가속화했다.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이달 3일에는 장중 한때 44만1000원까지 빠졌다가 곧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종가 기준 50만원대를 회복했고, 7일에는 8.73%나 뛰어 올랐다. 

지난 8일에는 최고 57만7000원까지 오르며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하는 듯했지만 다시금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부터 하락 흐름을 탄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주가가 본격 하락세에 접어든 이유로 기관의 매도세를 꼽고 있다. 

기관은 상장 첫날부터 이달 8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 3조74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9일부터는 11일까지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이 기간 기관이 순매도한 금액은 2291억원에 이른다. 3거래일간 순매도 규모 1위에도 올랐다. 

그러나 수급은 여전히 파란불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을 상장 이후부터 이달 11일까지 9거래일간 2조5141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같은 기간 연기금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 금액이 1조545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1조원 웃도는 수준이다. 즉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코스피 매도 우위였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기금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절차를 본격화한 지난해 12월 7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삼성전자, LG화학, 카카오,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대형주 5개 종목에서 2조49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순매수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연기금은 국내 주식 운용에 벤치마크(기준 수익률)로 삼는 코스피200 지수 내 비중을 맞춰야 한다. 시가총액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주인 LG에너지솔루션을 담기 위해서는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다른 코스피 대형주를 팔아치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코스피200은 신규 상장 종목의 15거래일 일평균 시가총액이 코스피 50위 이내면 조기 편입이 가능한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조기 편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도 남아 있다. MSCI지수 특례편입은 대규모 펀드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 주가에 호재로 여겨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14일 장 마감을 기점으로 MSCI글로벌스탠다드지수 대형주 부문에 편입될 예정이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이를 담으려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전체 패시브 자금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면서 “최근 솔랙티브(Solactive) 글로벌 리튬 지수가 LG에너지솔루션을 조기 편입하기 위해 방법론을 변경하는 등 글로벌 2차전지 ETF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이어 “이러한 글로벌 2차전지 ETF의 LG에너지솔루션 매수는 최대 약 4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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