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등 LCC 4개사, 2021년 총 영업손실 8834억원 예상
황용식 세종대 교수 "소형기단 통한 화물 사업성, 따져봐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여객 운송 사업을 전개하지 못해 적자 규모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LCC들이 여객기를 화물 사업에 투입해 영업 부진 탈출을 꾀하고 있지만 난국 타개에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 제주항공 화물기 737-800BCF 렌더링 이미지./사진=제주항공 제공

14일 제주항공은 국내 LCC 최초로 화물 전용기 도입을 위해 리스사와의 계약 체결을 마치고 본격 항공 화물 운송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이달 중순부터 화물기 개조 작업에 착수해 올 6월 경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도입 예정인 화물 전용기는 737-800BCF로, 현재 운용하고 있는 여객기와 같은 기종이나 화물 전용기로 개조한 것이다.

제주항공 측은 기단 운영 효율성을 제고해 화물기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편당 화물 수송량 확대는 물론, 다양한 형태·종류의 화물도 운송할 수 있게 돼 고부가가치 화물도 나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화물 운송 실적이 총 281톤이라고 발표했다. 편당 화물 수송량은 11톤으로, 2위 LCC 대비 5.5배를 실어날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화물 운송 전문 항공사 '에어인천'을 제외하면 인천국제공항을 허브로 삼는 항공사들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낸 셈이다.

이는 중대형 항공기 787-9 드림라이너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에어프레미아가 수송한 화물 중에는 반도체·선박 부품·브랜드 면세품 등 FSC가 운송하던 고부가가치 품목도 포함돼 있다. 현재 화물 운항은 총 주 4~5회로, 싱가포르 주 2회·베트남 주 2~3회로 구성돼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3대를 더 들여오고, 내후년에는 총 10대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 에어프레미아 화물 컨테이너./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이달 24일 A330-300 1호기를, 상반기 중으로 총 3대를 들여올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국제선 재개 추이에 맞춰 화물 운송에 투입할 계획이다. 플라이강원도 지난달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 운송 사업 면허를 취득한 바 있고, 강원 지역 물류 운송업에 뛰어든다.

국내 LCC들이 속속 화물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코로나19 장기화 때문이다. 주 사업인 단거리 국제선 여객 수송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초장기화 탓에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최근 발간한 항공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항공 화물 시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69%, 외국 항공사들이 29.8%로 전체 98.8%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는 2021년 LCC 영업손실이 회사별로 △제주항공 3225억원 △티웨이항공 1577억원 △진에어 1989억원 △에어부산 2043억원으로 4개사 총합 8834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주요 LCC 경영진은 기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관련 사업을 본격 시작하면 호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성공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쉽사리 동의하지 않는 모양새다. LCC의 화물 운송 경험이나 해외 사례가 많지 않아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코로나19 돌파구를 찾는 고육지책이겠지만 이는 물류업 진출에 따른 실책도 감수하겠다는 의미"며 "수익성을 면밀히 따진 다음 사업 확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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