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 '팀 킴'(김은정·김경애·김초희·김선영·김영미)이 일본을 꺾었다. 그것도 대단히 잘 싸워 완벽에 가까운 승리를 했다.

숙적 일본을 꺾었으니 무척 기쁘고 반갑지만, 팀 킴의 앞으로 운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4강 진출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높은 산이 많다.

   
▲ 일본전에서 신중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는 팀 킴. /사진=SNS 중계방송 캡처


14일 한국은 하루 두 경기를 치렀다. 오전 미국과 맞붙어 6-8로 졌고, 밤에 일본을 상대로 10-5로 이겼다.

미국전에서 질 때만 해도 팀 킴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그 전날(13일) 중국에 의외의 일격을 당한 데 이어 연패에 빠졌기 때문. 2승3패가 된 팀 킴은 4강 희망이 옅어졌지만 일본을 상대로 깔끔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완승을 거둬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비록 일본전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했지만 팀 킴의 남은 경기를 볼 때 4강 진출은 결코 만만찮다.

이번 대회에는 10개팀이 출전해 예선 풀리그를 벌여 상위 4위까지 준결승에 진출한다. 팀당 6경기씩 치른 현재 한국은 3승3패로 캐나다, 영국과 공동 5위에 자리해 있다. 준결승으로 가려면 순위를 끌어올려야 하고,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면 거의 4강행이다. 2승1패를 해 5승4패가 되면 다른 팀들과 순위를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팀 킴은 16일 스위스, 덴마크와 두 경기를 치르고 17일 스웨덴과 예선 최종전을 갖는다. 강팀들이다. 세계랭킹 2위 스위스는 5승1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승 후보다. 스웨덴(4승2패)은 세계랭킹 1위이며 평창 대회 결승전에서 팀 킴을 꺾고 금메달을 땄던 팀이다. 2승4패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덴마크도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다.

   
▲ 6라운드를 마친 현재 여자 컬링 순위표. /사진=세계컬링연맹 SNS


어쨌든 팀 킴이 4강으로 향하려면 남은 경기를 다 이긴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해답은 나와 있다. 일본전에서 보여준 것처럼만 하면 두려운 상대는 없다. 일본전에서 팀 킴은 완벽한 호흡을 과시했다. 세 차례나 스틸을 성공할 정도로 작전은 치밀했고, 어려운 샷도 너끈히 성공시켰다. 김경애의 정교하면서도 시원시원한 테이크아웃 샷, 김은정의 마무리 샷, 상황에 맞는 스윕 등이 조화를 이뤘다.

팀 킴이 일본전과 마찬가지로 집중력을 갖고 나서면 4강이 보인다.

반면 중국전처럼 하면 어느 팀을 만나도 이기기 쉽지 않다. 실수로 포인트를 딸 기회를 놓치고, 작전을 잘 짜놓고도 조금씩 빗나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역경을 뚫고 은메달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과 감동을 안겼던 팀 킴에게 베이징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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