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상장철회' 기점으로 급격히 냉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를 기점으로 신규상장(IPO)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새롭게 상장했거나 공모절차를 밟는 종목들 중에서 흥행 실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상장을 추진하던 대어급 종목 중에는 물적분할 논란 등으로 상장이 재검토된 사례도 늘고 있다. 장기적으로 증권사 수익모델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를 기점으로 신규상장(IPO)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IPO 시장의 열기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의 공모가가 공모희망가 하단에서 형성되거나 심지어 그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돌아봤을 때 IPO 시장의 마지막 ‘불꽃’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신규 상장이었다. 지난 1월 상장준비 과정에서 LG엔솔은 청약 증거금을 114조6000억원 끌어 모으면서 사상 최고액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LG엔솔 상장 이후 시장에선 물적분할 논란이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급격하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LG엔솔의 뒤를 잇는 기대주로 손꼽혀 왔지만, 지난달 26일까지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하면서 결국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새로운 공모주가 있으면 희망가가 최상단에서 형성되던 했지만 이 분위기도 지금은 완전히 달라진 상태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수천 대 1의 양상을 자주 나타냈던 수요예측 경쟁률이 최근 급강하했다.

실제로 지난 10~11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골프거리측정기 개발사 브이씨는 191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특히 국내 기관의 참여가 저조했는데, 국내 운용사와 투자중개기관의 10%에도 못 미치는 75곳만이 수요예측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브이씨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000대 1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공모가 역시 공모희망가 최하단인 1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9~10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스톤브릿지벤처스도 경쟁률이 20대 1에 그쳤다. 희망공모가는 심지어 밴드 최하단보다도 1000원이 낮은 8000원으로 확정됐다. 식물세포 개발사 바이오에프디엔씨 역시 수요예측에서 74대 1에 머물렀다.

최근의 분위기 변화는 우선 근본적으로 증시 침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상장을 준비 중인 대부분의 회사들이 침체국면 전에 기업가치를 산정했기 때문에 증시 분위기가 바뀐 지금에 와선 ‘고평가’로 보이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아울러 최근 증시에서 일고 있는 물적분할 관련 이슈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 상장시 흥행에 탄력을 받으려면 대어급 신규상장주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한데, 현대엔지니어링 철회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상장 재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CJENM 역시 물적분할을 재검토 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문제는 증권사들이다. 국내증시 부진으로 인해 브로커리지 수익 등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IPO 시장까지 가라앉으면 상장주관을 하는 다수 증권사들의 수익에도 영향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모 흥행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신규상장 기업들의 뒤에는 작년까지 IPO 실적에서 막대한 성과를 낸 증권사들이 존재한다”면서 “대어급 기업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인데 그마저도 줄고 있어서 증권사 수익도 기대보다 저조해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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