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이 수개월 동안 방치됐다.

29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난 24∼27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재개발 지구 주상복합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조사한 결과 백석면이 함유된 석면 슬레이트 조각을 다수 발견했다.

   
▲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이 수개월 동안 방치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사진=MBC 캡쳐

이 센타가 슬레이트 조각을 전문기관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석면 2개의 시료에서 함유량 10~12%로 나왔다. 이는 석면 사용금지 기준농도인 0.1%를 100배 이상 초과한 수치다.

문제는 이 건축현장은 지하철 공덕역 인근이며 반경 500m 내에 초·중·고교는 물론 대형 아파트 단지 등이 있다. 이 재개발 지구에서 해체 작업이 이뤄진 것이 지난 1월인 점을 미뤄보면 최소 2개월 이상 석면 포함 폐기물이 시민에게 무방비로 노출됐다.

이 1급 발암물징른 소량의 흡입만으로도 20년간 뒤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사회문제로 자주 대두돼 왔다.

현장의 해체를 맡았던 업체는 그제야 약 20㎏에 달하는 석면 폐기물을 수거했으며, 노동부는 이 업체를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센터 관계자는 "재개발 조합, 해체 업체, 감리 업체, 노동부, 환경부 등 어느 한 곳에서도 석면 폐기물이 엉망으로 방치되는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하지 못했다"며 "누구나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한편, 문제가 적발되면 과태료에 그치지 말고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