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 건설업 신용평가방법론 개정…공사물량확보능력에 품질·안전관리 요소 추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건설사들은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하고 안전 전담조직을 확대하는 등 중대재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용평가사도 앞으로 건설사의 신용등급 결정 시 품질·안전관리 요소를 평가할 계획이다.

   
▲ 아파트 공사 현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를 반영해 건설업의 신용평가방법론을 개정할 예정이다. 

사업항목 평가요소 중 ‘공사물량확보능력’의 세부 가이드라인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험요인 중 사회위험에 해당하는 품질·안전관리 요소를 추가한다. 이는 지난달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건설업계의 규제 및 소송 위험이 커지면서다. 

한기평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후 개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한기평이 건설사의 신용등급을 결정할 때는 사업항목 50%, 재무항목 50%를 고려한다. 사업측면의 평가항목은 △매출액 12% △조정시공능력평가 순위 12% △사업포트폴리오 12% △공사물량확보능력 14%다. 재무측면에서는 △EBITDA마진 8% △순차입금/EBITDA 8% △EBITDA/금융비용 8% △부채비율 8% △차입금의존도 8% △재무융통성 10%다.

이번에 개정하는 항목은 사업측면에서의 ‘공사물량확보능력’이다. 수주산업인 건설업은 충분한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사업 안정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시공경험 △브랜드인지도 △확보한 공사물량 등으로 해당 항목을 평가했다.

한기평은 해당 항목에 ‘품질·안전관리’ 요소를 추가할 계획이다. 최근 ESG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공사 사고 등의 사회적 위험이 발생하면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으로 건설사는 다양한 규제와 소송 위험에 노출돼 있다.

중대재해가 일어날 경우 벌금·과징금·합의금 등의 직접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영업정지, 신뢰도 저하 등의 문제까지 발생한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신용평가사들은 지주사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포함했다. 해당 현장과 관련해 원가·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브랜드 신뢰성 저하로 사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건설업에 미치는 신용위험 관점에서는 ESG 위험요인 중 공사 품질 및 안정성, 사회적 평판, 공정거래 등에 해당하는 사회위험이 관련성이 가장 높다”며 “앞으로 공사물량확보능력을 평가할 때 시공경험, 브랜드 인지도, 공사물량뿐만 아니라 공사품질·안전관리 수준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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