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통해 "나의 길 가겠다"고 하자 국힘 "긴장" vs 민주 "안도"
"표 분산 안 돼" vs "윤석열에 여론 집중될 수도" 상반된 분석 양립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여론조사 단일화’를 제안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일주일 만에 다시 “단일화 논쟁을 접겠다”고 선언했다. 일주일 사이에 풍파를 겪은 안 후보의 지지세가 다시 올라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면서 “이제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단일화 논쟁은 접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논의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0%가 넘는 지지를 받으며 대선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힌 바 있다. 하지만 설 연휴 이후 지지율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배우자 김미경 씨의 코로나19 확진과 유세버스 사망 사고를 겪으며 일각에서 동정론이 일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월 16일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세버스 사고로 숨진 고(故) 손평오(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장례식장을 찾아 안 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때문에 안 후보의 완주 선언으로 다시 지지세를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통 큰 결단’을 해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단일화 결렬로 야권 표를 분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다. 

안 후보는 단일화 결렬의 책임을 윤 후보에게 돌렸다. 그는 “제 제안을 받은 윤석열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다”며 “이런저런 사람들이 뛰어들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훼하고 왜곡시켰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같은 안 후보의 선언에 국민의힘은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늘 안 후보가 말한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에게 실망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이 대변인은 21일 단일화 가능성이 남아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단일화 시기에 대해서는 “사전 투표 전까지, 솔직히 본 투표 전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에 대해 “아쉽다는 긴 말씀 드리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도 “정권 교체를 위한 노력은 무슨 노력이든 계속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안 후보의 이번 결단이 윤 후보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정권 교체’와 ‘정권 재창출’이라는 선택지 안에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윤 후보에게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더불어민주당은 안도하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우리는 안 후보의 과학기술강국 아젠다를 소중히 생각하고 잘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며 여전히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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