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절상과 설비투자 감소효과 8분기 시차, 18분기 지속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우리나라는 설비투자의 높은 수입자본재 의존도, 수출주도형 산업구조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에 대한 환율의 영향은 신규 설비투자 수요와 투자비용 경로를 통해, 상반될 수 있다.

제조업 설비투자의 대부분은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주도 품목에서 이뤄지고 있어, 환율 하락으로 수출이 감소할 경우 신규 투자 수요도 줄고, 높은 수입자본재 의존도에 따라 환율이 떨어지면 투자 증가 요인이 되는 것.

   
▲ 미국 달러화/사진=연합뉴스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실질실효환율은 상승은 수출 감소를 통해 설비투자를 줄이지만, 이런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예정처는 원화가치 절상이 투자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약 8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며, 이후 18분기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봤다. 

18분기 이후는 투자가 일정 수준을 유지, 환율 충격의 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주요 비용변수인 자본재 상대 가격과 회사채 금리 상승은 충격 발생 초기부터 실질설비투자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는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지속, 미국 통화정책 변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환율 변동을 통해 설비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선우 예정처 경제분석관은 "올해 국내 경제 여건은 경제회복 과정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최근 경상수지 흑자 누적, 미국 금리인상 지연 등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설비투자 위축과 함께 국내 경제의 회복세도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향후 국내 경제의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내·외 경제상황 및 외환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환율 변동성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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