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1000만좌↑…투자자예탁금‧신용거래융자 오히려 감소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식계좌가 5000만좌를 넘긴지 6개월 만에 총 6000만좌를 넘기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신규상장 등의 영향을크게 받았다. 하지만 수익에 대한 높아진 기대치에 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최근의 상황은 매우 불확실한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 국내 주식계좌가 5000만좌를 넘긴지 6개월 만에 총 6000만좌를 넘기며 빠른 속도로 늘었지만 증시에 대한 열기는 오히려 식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계좌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지난 18일 기준 6004만183개를 기록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란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위탁매매계좌 및 증권저축계좌를 뜻한다.

활동계좌 숫자가 6000만좌를 넘겼다는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1월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5163만명을 감안할 때 국민 1명당 주식거래 계좌를 1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가 명실상부한 ‘국민 재테크’가 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주식 계좌 숫자의 증가율은 최근으로 오면서 더욱 빨라진 양상이다. 계좌 숫자가 처음으로 1000만좌를 넘긴 것은 2007년 7월로, 이후 2012년 5월에 2000만좌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거의 5년이다. 이후 3000만좌가 된 것은 2020년 3월로 무려 8년의 시간이 더 걸렸다. 이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이 ‘주식투자 열풍’으로 이어지던 국면이다.

이후부터는 계좌 숫자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2021년 3월 19일 4000만좌를 넘기며 불과 1년여 만에 1000만좌가 늘었다. 불과 5개월 뒤인 작년 8월5일에 5000만좌를 넘겼고, 약 5500만좌로 작년을 마무리한 뒤 올해 2월18일에 6000만좌가 됐다. 

두 달여 만에 500만좌가 늘어난 데에는 ‘공모주 청약’ 열기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2020년 여름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대어급 기업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청약을 앞두고서도 계좌 숫자가 훌쩍 늘었다. 

그런데 계좌 숫자는 빠르게 늘었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 감지된다. 우선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이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역시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2조5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예탁금은 올해 첫 개장일만 해도 71조727억원이나 됐지만 이후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계속 해서 줄어들고 있다. 1월말 LG에너지솔루션 청약과 상장 때문에 일시적으로 75조원까지 늘기도 했지만 이후엔 다시 금액이 줄었다.

심지어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을 매입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같은 날 기준 20조7412억원으로 집계되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23조원대를 유지한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국내는 물론 해외 증시마저 매우 부진하고 불확실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미국발 금리인상 움직임에 최근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갈등 때문에 투자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