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손잡고 건설현장 무인화 시장 공략…미 팔란티어와 빅데이터 협업 플랫폼 공동 개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각국 경기 부양책과 원자재 값 상승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첨단기술로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릴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건설분야 자동화 로봇 시장규모는 2020년부터 연평균 23.3%씩 성장, 2027년 78억8030만달러(약 9조4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 18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본사에서 이동욱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왼쪽)과 이병수 삼성물산 부사장이 '건설 자동화·무인화 기술 상호협력' 관련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제뉴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삼성물산과 '건설 자동화·무인화 기술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건설현장에 무인 장비를 운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돌입하는 등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토대를 다지고 있다.

양사는 흙을 운반해 지반 위에 쌓는 성토작업에 쓰이는 불도저·다짐롤러 등의 장비 무인화 시스템을 개발·상용화한다는 방침으로, 무인화 기술 개발시 댐·공항·택지개발·도로·철도 공사 등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대형 공사 현장에서 실증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는 건설현장 노동인구 감소와 숙련공 부족 및 안전 이슈 부각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시스템 개발은 기존 기계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시켜 장비를 디지털화하는 레트로핏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앞서 시연에 성공한 기술 '컨셉트-엑스'를 활용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드론으로 3차원 현장 정보 분석 및 장비 관제가 가능한 '사이트 클라우드' 기술도 불도저와 다짐롤러 등에 접목시킨다는 전략이다. 사이트 클라우드는 토공 물량 계산과 시공 계획 등을 전용 클라우드 플랫폼에 녹여 작업 계획 수립 및 현장 작업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공동 개발한 빅데이터 협업 플랫폼 'DI 360'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생산성 향상 △재고 관리 시스템 구축 △신제품 개발에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사내 부문별로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한 뒤 한 번에 분석·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출고되는 건설장비 부품 수명 산출에 3주 가량 소요되던 것을 하루로 줄인 것도 강점이다. 또한 자재 납기 현황을 일일 단위로 확인하는 등 재고 관리 능력을 높였고, 협력사 불량률을 비롯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부품 품질 인덱스'도 개발했다.

   
▲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빅데이터 협업 플랫폼 DI360/사진=현대제뉴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DI360에 담긴 장비의 텔레매니지먼트시스템(TMS) 데이터를 토대로 국내 고객이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북미·유럽 고객은 각각 엔진 스피드 및 출력을 많이 본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지역에 판매된 21톤 휠굴착기의 절반 가량이 투입된 프랑스 동북부 지역 사탕무 현장의 경우 최고 출력(Power+) 모드 사용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올 상반기 중 유럽시장에 출시할 모델(VDK21W)에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최고 출력 모드 성능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비롯한 4차산업 혁명 기술로 '스마트 건설현장'을 구현하고,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며 "현대중공업 편입 이후 처음으로 현대건설기계와 합동 품질 검사에 나서는 등 시너지가 창출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기록한 매출 4조5937억원은 역대 최대 성과(두산밥캣 매출 제외 기준)로, 영업이익(2645억원)도 지난해와 유사했다. 이는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과 신흥·국내 시장 매출 확대로 중국 감소분을 보완한 영향으로, 발전기·부품 판매처 다변화에 힘입어 엔진사업부 실적도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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