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기자회견서 “김만배 포함 대장동 누구와도 일면식 없어”
"대선 후보가 방송토론서 대법관 이름 거론…사상 초유의 일"
"친인척 중 대장동 분양받은 사람 없다…명예훼손 법적 조치 검토"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조재연 대법관은 23일 '대장동 녹취록'에 등장한 '그분'이 자신이라고 지칭되면서 '천화동인 1호' 김만배씨와 유착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김만배씨 뿐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되어 있다는 그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도, 통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조 대법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만배 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번도 만난 일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직 대법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대법관은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는 대장동 의혹 사건에 관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왜 갑자기 이런 의혹 기사가 보도됐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며 "저는 대장동 그분의 실체가 규명됐는지, 의혹이 해소됐는지 이런 부분은 모른다"고 했다.

   
▲ 대법원./사진=미디어펜

이어 "정치권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저는 여전히 대선을 앞둔 엄중한 시기인 만큼 그저 잠자코 있으려고 했다"며,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옳다고 생각을 했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엊그제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방송 토론에서 한 후보자가 현직 대법관을 직접 거명하면서 '화천대유 관련해서 지금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게 확인이 됐다'며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며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우려했다. 

조 대법관은 자신의 딸이 김 씨가 제공한 고급빌라에 거주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30년 가까이 현재 사는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해왔다"며 "제 딸들은 함께 거주하고 있다가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해 분가해서 서울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다. 다른 딸은 작년에 결혼, 분가해 죽전에 살고 있다. 막내딸은 현재도 저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나 제 가족이나 제 친인척 중에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 받은 사람은 없다"며 "(녹취록에서 김씨가 제공했다고 말한) 수원에 있는 아파트에도 전혀 거주한 적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대선 공개토론에서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 없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선 시국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여야 간에 공방이 많이 있어 (자신의 실명을 거론한) 대선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 제가 제 의견을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정의에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적 조치를 취할 것 인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단 말씀만 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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