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빅테크 중심 증시 과열 위험.글로벌 자금 미국쏠림 환화 전망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페이스북(현재는 메타),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020~2021년 미국 주식시장에서의 전체적인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업체별 실적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주가가 급락했다.

올해도 코로나19 수혜 감소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수익성에 대한 하방 압력은 증가할 전망이다.

   
▲ 뉴욕 증시/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2020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는 빅테크 실적 발표 이후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상향 추세가 두드러졌으나, 4분기 이후에는 이익 전망치가 소폭 하향됐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4분기 연초 대비 수익률이 나스닥 기업들은 평균 -14.5%인데, 아마존은 -9.9%, 알파벳 -10.4%, 메타는 -39.9%에 달한다.

전반적으로 빅테크들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하단' 혹은 주가 부진 시기와 매우 유사하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 밸류에이션은 지난해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과열' 부담이 일부 완화됐으나, 여타 기업과의 갭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올해 연방준비제도의 통화긴축 가속화가 예상됨에 따라, 하방 압력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빅테크를 제외한 S&P 500 종목 대비 빅테크의 프리미엄은 +60% 이상으로, 최근 14년 이래 프리미엄 평균인 +34%를 여전히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는 것.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 시기 동안 일반적으로 짧은 투자를 선호하며, 미래 이익가치보다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가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둔 가운데 유동성 여건, 실적,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당분간 빅테크 기업들의 증시 견인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은 밴드 하단에 근접했다"면서도 "실적의 추가 하향 우려는 단기적으로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래도 정 연구원은 2분기부터 실적의 안정화가 나타나면서, 매출 및 성장률 확대를 기대했다.

2021년 1분기가 피크였던 코로나19로 발생한 기저효과가 아직 제거되는 시기라며, 올해 2분기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수요가 회복되며, 성장률 가속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빅테크들의 상대적 부진은, 미국 증시 전체로는 오히려 장기 호재라는 기대도 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두드러진 빅테크 중심의 증시 '과열 위험' 및 글로벌 자금의 미국 쏠림 현상이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0~2021년 미국 증시 내 소수 성장주 중심의 과열 심화는 잠재적 시장 위험이었으나, 연초 이후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로테이션이 이뤄지면서, 주식시장 전반적인 고평가 부담이 일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동안 빅테크 중심의 성장주에 투자자금이 크게 집중돼 온 점을 감안하면, 향후 빅테크 실적 부진, 규제 강화 등으로 성장주 밸류에이션 하락이 가속화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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