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위험 회피 성향 강화…금·달러 등 안전자산 쏠림 현상
외국인 커진 변동성에 위험 회피 목적 포트폴리오 조절 나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증시 역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 특히 매도세를 이어가는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 행렬이 언제쯤 멈출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 매도세를 이어가는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 행렬이 언제쯤 멈출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픽사베이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70.73포인트(2.60%) 급락한 2648.80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전 거래일(2719.53)보다 30.25포인트(1.11%) 내린 2689.28에 출발한 지수는 장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6886억원, 기관은 4863억원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조1145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하락의 지지선 역할을 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운이 고조되면서 최근 4거래일간 1조3557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기관 역시 76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됐다. 24일 종가 기준 외국인들이 기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1657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이어 SK하이닉스(1387억원), 현대차(821억원), LG에너지솔루션(752억원), 기아(598억원) 순이었다.

이날에도 외국인들은 매도 행렬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오전 11시 기준 외국인들은 1021억원어치를 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매도를 기록 중이다. 

반면 기관은 같은 시간 80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수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층 커진 만큼 향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회피 성향이 강화되며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내 국지전은 수준이 예상 가능한 범위였으나 수도 키예프에서 폭발음 발생으로 인한 전면 공습 우려가 위험 회피 심리를 고조시켰다”면서 “지정학적 위기로 변동성이 높아지면 기관과 외국인은 위험 회피를 위해 포트폴리오 조절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지는 것도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라면서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거래대금도 절벽이라 할 정도로 없는 만큼 본격적으로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나기보다 위험회피 차원에서 행동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러시아의 목표가 2014년 크림반도 침공 당시와 같이 기습적인 무력투입을 통한 일부 지역 분리독립이라고 하기에는 더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라며 “향후 상황이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 불투명해진 상황인 만큼 금융시장의 혼란 또한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군사 긴장이 거세지고 경제제재가 강해지면 유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우려 또한 커질 수 있다”면서 “이는 연준 긴축 우려와 맞물려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