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은 업계 최초 전용서비스 출사표, 산은 4월말 출시예정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디지털금융에 취약한 고령자를 위해 전용 은행앱 개발에 나선다. 화면상 글자를 대폭 키우고 필요한 기능만을 담아 단순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IBK기업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고령자를 위한 전용앱을 내놓은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당국 지침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까지 앱을 개발·출시할 전망이다. 점포축소·행원감축 등의 여파로 오프라인서비스가 점차 쇠퇴하는 가운데, 당국과 은행권이 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층 포용에 분주한 모습이다.

   
▲ 기업은행은 25일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뱅킹앱 'i-ONE(아이원) 뱅크'에서 고령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쉬운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사진=기업은행 제공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 은행권과 함께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지침'을 은행연합회 자율규제로 신설했다. 

3개 부문, 13개 원칙으로 짜여진 지침은 고령자가 쉽게 모바일뱅킹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고령자모드'를 제공하고, 앱 이용자가 언제든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령자모드는 △쉽고 직관적인 구조와 디자인 △조회·이체 중심의 간단한 메뉴 구성 등이 핵심이다.

당국은 은행들이 점포를 축소하고 있고, 고령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모바일금융을 대거 활용하고 있어 관련 지침을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19년 57개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 304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고,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79곳이 문을 닫았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자의 5대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가입은 2019년 말 525만명에서 지난해 857만명으로 63.1% 폭증했다. 

이들이 은행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찾는 점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모바일이용은 반대급부로 폭증한 것이다. 당국은 디지털금융이 빠르게 보편화되는 점을 고려해 은행권과 지난해 10월부터 TF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지침을 반영한 모바일서비스를 내놓을 전망이다. 

당장 기은은 이날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뱅킹앱 'i-ONE(아이원) 뱅크'에서 고령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쉬운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고령층을 위해 가독성이 좋은 큰 글씨를 적용함과 동시에 단순하고 쉬운 사용자경험(UI)‧사용자환경(UX)을 구축했다. 조회·이체 중심의 간단한 메뉴만으로 구성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착오송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송금 시 수취인명과 송금액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도록 송금 절차도 개선했다. 메인화면 상단에는 전환버튼을 추가해 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언제든지 '쉬운뱅킹'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은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 지침' 원칙을 반영해 출시한 최초 서비스"라며 "착오송금을 우려해 비대면 금융거래를 꺼려했던 고령 고객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한편 산은은 오는 4월 30일께 고령자친화 모바일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번에 마련한 지침을 은행권에 적용한 후 나온 피드백을 반영해 추후 카드·증권·보험 등 타 금융업권으로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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