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 전쟁 양상 그 자체보다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 강도에 주목해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음 주 국내 증시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전쟁 양상 그 자체보다는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 강도 등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전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고 러시아의 4개 주요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포괄적 제재 방안을 공개했다. 

러시아의 경제 및 국제 경쟁력에 치명타를 주기 위해 첨단 제품 및 부품에 대한 수출 통제와 러시아 대형 은행의 대외거래 차단과 같은 제재 내용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번 제재 조치는 러시아 군에 대한 자금 조달을 차단하는 의미까지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다음 주에도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 시장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양상 그 자체보다는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 강도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 공격이 단행되면서 러시아 금융시장은 물론 유럽 금융시장이 출렁였지만, 의외로 미국 금융 시장은 물론 유가 및 금 가격은 안정을 유지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여전히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서 달러화 결제망 퇴출, 즉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 시스템에서 러시아 금융 기관을 퇴출하는 제재안은 유보했다”면서 “금융 시장과 원자재 시장은 일단 SWIFT 제재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점에서 공포보다 경계 혹은 안도감을 유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금융 및 원자재 시장의 반응 만으로 우크라이나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른감이 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혹은 전면전 전쟁 시나리오가 어디까지 전개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1980년 이후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른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의 하락률 평균은 3.8%”라면서 “현재 코스피 조정폭은 이에 준하는 상황인데 신흥국 주식시장이 이 같은 리스크에 더욱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한 차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현재로선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코스피가 전 저점을 하회할 경우 분할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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