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정영채 연임 '관심'…실적보다 모회사 중요한 사례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상당수가 이달 말을 전후로 임기 만료를 맞는 가운데 이들의 거취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형사들은 물론 중소형사들도 작년 한 해 성공적인 실적을 공시한 만큼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다수의 CEO들이 이달 임기 만료를 맞는다. 가장 많은 시선을 받고 있는 사람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다. 대형 증권사 CEO라는 이유도 있지만, 옵티머스 사태에 휘말리며 고초를 겪은 정 대표(작년 12월 무혐의 처분)의 연임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3월 대표에 선임된 정 대표는 2020년 3월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이후 불거진 옵티머스 사태 때문에 국정감사장에까지 소환되는 등 사연이 많았다.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 역시 정 대표의 연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투자은행(IB) 분야를 비롯한 실적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3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상당수가 이달 말을 전후로 임기 만료를 맞는 가운데 이들의 거취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교보증권 박봉권 대표는 최근 2년 연임을 확정지었다. 교보증권은 오는 23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박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로써 교보증권은 박봉권‧이석기 각자대표가 분야를 나눠 맡는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두 각자대표의 임기만료 시점이 다르다는 점은 특징적이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역시 지난 9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CEO 최종후보로 추천되면서 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은 상태다.

한편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의 경우 아직 연임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연임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물론 하이투자증권 경우처럼 좋은 실적을 냈어도 CEO가 교체되는 사례가 있긴 하나, 오 대표의 경우는 모회사인 대신금융그룹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궈밍쩡 유안타증권 대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등도 이번 달에 임기가 만료된다. 유안타증권은 작년 15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1050억원) 대비 43.4% 성장했고, IBK투자증권 역시 전년대비 25.7%가 증가한 당기순이익 1008억원을 공시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단, 이들 두 회사는 회사 실적만으로 CEO 연임 여부를 판별하기 힘들다는 특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안타증권 인사의 경우 모기업인 대만 유안타그룹의 결정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말하는 한편 “IBK투자증권의 경우 기획재정부가 지분 64%를 갖고 있는 기업은행의 자회사이므로 실질적인 인사를 대선 이후에 판가름 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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