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 강화 속에 4.5% 급등...'공급 우위 전환' 전망도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 때 배럴당 100 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가 이번 주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28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13 달러(4.5%) 상승, 배럴당 95.72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4년 8월 말 이후 최고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이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제외하기로 했고, 미국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소유한 미국 내 모든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러시아 재무부와의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등, 강력 제재에 시장이 긴장한 탓이다.

   
▲ 유전지대서 원유를 채굴하는 장면/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에너지 애스펙츠의 매튜 패리 장기 분석 팀장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당분간 매우 높을 것"이라며 "서방의 제재가 갈등이 확산하면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피리 팀장은 국제유가가 공급 부족으로 당초 내년에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해왔으나, 지정학적 긴장으로 이것이 앞당겨졌다며, 브렌트유 기준으로 올해 평균 유가가 10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미 유가가 '정점'을 통과했다며, 이제 수급 상 '공급 우위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이제 하방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전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협상 여지, 서방국들의 전략 비축유 방출,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에서 '원유 예외' 방침 등이 추가적인 유가 상승을 제어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러시아 산 공급 차질이 없는 한, '석유수출국기구과 기타 산유국'(OPEC+) 주도의 점진적인 '공급 정상화' 기조가 유효하다"며 "이제 석유 시장 수급 상 공급 우위 전환과 유가 하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대비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국 등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7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블룸버그 통신도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이 약 6000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1일 이를 논의하기 위해, 장관급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OPEC+가 오는 2일 예정된 산유국 회동에서 현 증산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현 하루 40만 배럴의 증산 계획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주 내부 준비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 영향을 논의했으며, 러시아의 공급에 차질이 없다면, 올해 1분기에 원유 시장은 '공급 과잉' 상태일 것이라는 평가를 유지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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