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30달러 돌파…물류·원자재도 경고음
우크라이나 사태 우리 경기 하방 요인 가능성
[미디어펜=조한진 기자]러시아의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물류난이 심화하면서 사업계획에 차질이 전망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8% 상승해 139.13달러에 거래됐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30.50달러까지 올랐다.

   
▲ 부산신항 전경 / 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유가는 당분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JP모건은 유가가 올해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500만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원자재 가격도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103.92% 폭등하고 한때 장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곡물, 금속 등의 가격도 급등세다.

물류도 비상이다. 경제 제재로 글로벌 선사들이 러시아 운항을 중단하면서 기업들의 물품 출하 중단 등 사업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현지 물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인근 지역의 코트라 공동물류센터 내 화물 보관, 내륙 운송 서비스 지원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로 제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발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이달 말부터 비용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시 주력 수출품목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반도체의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는 필수가스인 네온과 크립톤을 비롯한 핵심소재인 팔라듐의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네온은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28.3%(우크라이나 23.0%, 러시아 5.3%)가, 식각공정에 적용되는 크립톤 전체 수입물량의 48.2% (우크라이나 30.7%, 러시아 17.5%)가 수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기업들이 받는 부담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원자재, 물류비용 상승에 대한 경영 압박도 점점 심화할 것”이라며 “사태가 2분기까지 이어지면 경영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서방과 러시아 간 경제 보복이 확대되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전 세계 교역량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이 경우 수출 비중이 큰 우리 경제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경제동향’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로 주요국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수급 불안 우려로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KDI는 “최근 지정학적 위험에 따라 수출 관련 불확실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따른 경제 제재로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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