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강릉 옥계와 동해 일대 산림을 할퀸 만든 화마(火魔)가 약 90시간 만에 잡혔다.

8일 연합뉴스는 산림청이 이날 오후 7시 경 주불 진화를 완료하고, 잔불 진화와 뒷불 감시 체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일 오전 1시 8분 불이 발생한 지 정확히 89시간 52분 만이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강릉 1900㏊, 동해 2100㏊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여의도 면적 290㏊의 13배가 넘고, 축구장 면적 0.714㏊으로 따지면 5602배에 달한다.

재산 피해는 동해에서 주택 등 130채가 전소되고, 53채가 일부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다. 강릉에서는 주택 10채가 완전히 탔고, 4채는 일부 타는 데 그쳤다. 이재민은 동해와 강릉에서 110명과 6명 등 116명이 발생했다.

이번 산불은 이웃 주민들에게 앙심을 품은 60대 남성의 주택 '토치 방화'로 시작됐다. 나흘간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106대가 투입됐고, 연 인원 1만1000여 명이 투입돼 화마와 맞서 싸웠다.

산림 당국은 재산·산불 피해에 대한 정확한 현장 조사를 거쳐 피해 지원과 산림 피해 복구 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잔불 진화와 뒷불 감시 차원에서 책임 구역을 지정하고, 헬기와 인력을 투입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척 산불은 이날 일몰까지 주불 진화에 이르지 못한 채 야간 진화 체제에 돌입했다. 헬기가 울진에 집중해서 투입된 상태였고, 진한 연무와 자욱한 연기 탓에 진화율이 80%에서 진척이 없었다.

산림 당국은 인력 100여 명을 들여 방어선을 구축했다. 계속된 밤샘 진화에 피로도가 누적된 특수 진화대원들은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해가 진 후 귀소했다.

삼척에서는 현재까지 산림 650㏊가 탔다. 주택 3채와 군 소초·탄약고가 모두 타고, 원덕읍 고포 마을 회관 1층도 일부 소실됐다. 이재민은 1개 세대 2명이 발생했다.

관계 당국은 9일 날이 밝는 대로 동원 가능한 헬기와 진화 인력을 총동원해 잔불을 잡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