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금융위기 기간과 비슷한 감소...소비회복 지연, 완만한 개선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해 우리 경제는 적극적인 경기안정화 정책과 대외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충격에서 벗어나며 양호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각종 경제활동 제약으로 인해 소비가 장기간 위축된 가운데, 수출과 투자가 경기회복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 이후 최근까지 경기회복 국면의 특징을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및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부문 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 소비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대폭 위축됐지만, 외환위기 기간보다는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외환위기 때는 충격 발생 4분기 후에도 위기 전 수준에 10% 가량 밑돌았고, 8분기 이후에나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로나 때는 민간소비가 5분기 동안 팬데믹 직전 분기 수준을 평균 5.9% 하회했고, 금융위기 때는 3분기 후 개선됐다.

   
▲ 수출항만 컨테이너 부두/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투자는 팬데믹 기간 중에도 설비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견실한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수준을 유지, 이전 경제위기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반면 외환위기 때는 12분기가 지난 후에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었고, 금융위기 시는 6분기 이후 회복세를 나타냈다.

수출의 경우, 코로나 충격으로 초기에는 위기 전보다 16.5% 급감하는 등, 3분기 연속 부진했으나 이후 주요 교역국의 팬데믹 상황 진전 등 대외 수요가 늘면서 빠르게 회복, 8분기가 경과된 지난해 4분기 수출은 위기 전보다 오히려 8.5% 증가, 최근의 경기회복세를 주도했다.

이는 금융위기 기간과 유사한 모습인데, 당시는 4분기 연속 위기 이전 수준에 못 미치다가, 이후 대외 여건이 호전되며 7분기 이후 견실한 증가세를 시현했다.

이와 달리 외환위기 때는 위기가 동아시아에 제한돼 견조한 해외 수요가 유지되고, 환율 급등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 등의 효과로 수출 물량은 위기 중에도 큰 폭의 증가세가 유지됐다.  

전체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실질국내총생산(GDP)는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감소 폭을 보였으나, 소비 회복이 지연되며 완만한 회복 중이다.

위기 초기에는 경제활동 위축과 대외 여건 악화로 민간소비와 수출이 큰 폭 감소하면서, GDP가 4분기 연속 위기 전 수준에 못 미쳤다.

금융위기 당시는 GDP가 초기 3분기 동안 위기 전 수준에 미달했다가, 이후 소비-투자-수출 순으로 회복됐고, 외환위기 무렵은 7분기 이상 투자와 소비가 대폭 감소하면서, GDP가 6분기 동안 위기 전 수치를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세는 민간소비 회복 속도와 최근의 수출 증가세 유지 여부에 달려있다.

황종률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소비는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학습 효과, 방역 지침 유연화에 따라 경제활동이 늘어나며,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수출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신흥국 경기 둔화 여부와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 속도 등에 따라, 현재의 증가세 유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황 분석관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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