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수입물가 상승 불가피...러시아 디폴트 땐 국제금융시장 불안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사상 초유의 '초박빙'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당선인의 경제 첫 숙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내 물가 급등이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등의 러시아 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로, 석유시장 수급 혼란에 따른 국내 유가 및 수입물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때 배럴 당 130 달러 선까지 폭등했던 국제유가는 9일(현지시간) '숨고르기'에 들어가, 서부텍사스 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 달러 하락한 배럴 당 108.7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4일 배럴 당 108.84 달러에서 9일에는 127.86 달러로 급등했다.

   
▲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 당 1900원을 넘어섰다./사진=미디어펜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0분 현재 전국 주유소들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11.95원 상승, 리터 당 1904.35원을 기록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 당 1900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13년 10월 셋째 주 1902.55원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로 9주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초 상승세로 반전됐고,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오르는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이번 미국의 러시아 산 원유 금수 조치가 다른 나라들로 확대되고, 각국이 대체 원유 물량 확보 경쟁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 대폭 상승이 불가피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막히면 500만 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 유가가 배럴 당 200 달러까지 폭등할 것으로 봤다.

안전자산 선호 경향으로 원/달러 환율도 1230원을 돌파, 1250원 대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유가와 환율 동반 상승은 국내 물가와 수입물가 상승 요인이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또 세계 곡물시장의 주요 공급원이어서, 식량 및 가공식품 물가 상승으로 국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2월 3.7%였던 우리 물가상승률이 곧 4%대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은 소비 위축으로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제유가 추가 급등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도 큰 걱정거리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회사들은 지난 주말 사이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시켰다.

러시아는 오는 16일 약 1억 2000억 달러의 대외 채무를 갚아야 하고, 다양한 국제적 금융제재 속에서도 4월에 40억 달러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러시아 디폴트가 현실화된다면, 러시아에 수출을 하거나 공장이 있는 기업들에 상당한 리스크가 되고,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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