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 지난겨울 극장대관 논란으로 연극계를 뜨겁게 달궜던 서울연극제가 정상궤도에 올라 오는 4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대학로 좋은공연안내센터 다목적홀에서 ‘제36회 서울연극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박장렬 집행위원장, 남명렬 서울연극협회 부회장, 배우 김호정, 이석준, 연출 김태수, 문석봉, 박근형, 오민애, 차현석, 변정주, 이훈경, 마두영 연출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4일부터 5월 1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서울연극제는 ‘경연 프로그램’ 공식참가작 7작품, 미래야 솟아라 11작품, 자유참가작 9작품, ‘비경연’ 맨땅에 발바닥展 3작품, 해외초청공연 1작품, ‘기획 프로그램’ 서울 창작공간연극축제, 서울시민연극제, 대학로 소나무길 다문화축제 등으로 구성된다.

   
▲ 사진=서울연극협회

서울연극제는 지난해 11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공연예술센터가 발표한 2015년 정기대관 공모 선정결과에서 제외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1977년을 시작으로 35년간 대학로 최고의 연극축제로 자리매김해온 만큼 연극계는 대관 탈락에 크게 반발했다.

이에 서울연극협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형사고소하며 파행 분위기가 일기도 했다. 결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아르코예술극장 대관 협의의사를 전하고 서울연극협회가 이를 수용하며 정상적인 개최가 가능해졌다.

박장렬 집행위원장은 “올해도 새로운 프로그램들과 시민이 공연을 만들어 참가하는 프로그램, 60대 이상 중견연출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등 질과 형식적 측면에서 새로운 콘셉트가 많이 등장한다”며 “이 시대의 생각과 희망을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대사로는 영화 ‘화장’에 출연하면서 주목받은 배우 김호정과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드는 배우 이석준이 힘을 보탠다. 김호정은 “(제작발표회) 분위기를 보니 나도 무대에 오르고 싶다”며 “어떻게 해서든 연극제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대중에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석준은 “몇년간 연극에 많이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있다. 부모님이 어릴적 외국 대사가 되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연극제 홍보대사가 됐다”며 웃음을 자아낸 뒤 “연극제 자체가 탄압 아닌 탄압을 받는다고 많이 생각했다. 선후배들과 함께 연극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사진=서울연극협회

이번 연극제의 슬로건은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로 세웠다. 박장렬 위원장은 “예술은 정신적 산물이라 생각한다. 재밌고 감동적으로 이 시대 구석진 곳에서 굴하지 않고 떳떳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이런 정신적 이야기를 연극쟁이들의 노력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려 한다. 시대의 이야기를 무대화시키고 관객과 소통하면서 희망을 이야기하자는 뜻에서 이 슬로건을 걸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명렬 서울연극협회 부회장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대중과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적나라하게 할 수 있는 장르가 연극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면에서 36년 이어온 서울연극제야말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까에 대한 고민을 짙게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4일 오후 2시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출발하는 ‘제36회 서울연극제’는 5월 10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http://www.st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