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지난해 보험금 청구·지급 관련 공시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부당소송을 제기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 중 본안소송에서 패소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PCA생명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가 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민사조정을 제기한 민사조정 건수가 가장 많은 보험사는 현대라이프생명이었다.
 
또한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 가운데 에이스손해보험이 본안소송 패소율이 가장 높았으며 민사조정건수는 동부화재가 가장 많았다.
 
   
▲ 지난해 보험사별 보험금 청구지급 관련 소송제기 건수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공시됐다./MBN 뉴스화면 캡처.
2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내놓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보험금 청구·지급 관련 소송제기 건수 공시에 따르면 PCA생명은 본안소송에서 소송을 제기한 원고였을 경우 전부 승소율은 100%, 소송을 제기당한 피고였을 때는 전부 패소율은 100%로 전체 전부 패소율을 50% 기록했다. 이는 생보사 중 전체 전부 패소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지난해 PCA생명이 피고인 소송건수는 신규건수 포함 총 3건으로 그 중 1건만 패소한 것이다.
 
또한 민사조정 건수가 가장 많은 생보사는 현대라이프생명으로 29건 모두 보험사 원고 형태였다. 다른 생보사들은 민사조정 건수가 삼성생명(보험사 피고·3), 동부생명(보험사 원고·1), PCA생명(보험사 원고·1)을 제외하고는 0건이었다.
 
손보사의 경우 에이스손해보험이 본안소송에서 전부 승소율은 보험사 원고시 16.67%, 보험사 피고시 75%로 전체 전부 승소율이 40%였다. 하지만 보험사 원고로 전부 패소율은 50%를 기록해 전체 전부 패소율이 30%로 손보사에서 가장 높은 패소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민사조정이 가장 많았던 손보사는 동부화재였다. 97건 가운데 7건을 제외한 90건은 보험사가 원고인 경우였다. 동부화재에 이어 삼성화재(63), 흥국화재(54), 메리츠화재(42) 등이 뒤를 이었으며 이들 모두 보험사 원고형태가 대다수였다.
 
특히 손보사들은 이미 진행 중인 기초건수가 아닌 지난해 신규 발생한 민사조정 신규건수도 많았다. 메리츠화재가 총 178건으로 신규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AXA손보(170), 삼성화재(158), 한화손보(127) 등의 순이었다.
 
본안소송 건수별로 살펴보면 KDB생명, 동부생명, 현대라이프생명, PCA생명, KB생명을 제외한 다른 생보사들은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보다는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당한 경우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도 에이스보험을 제외하고는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당한 건수가 높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사에서 보험가입자를 상대로 악의적인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공시에도 나와 있듯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보험가입자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또한 전체 패소율도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보험사가 보험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않고 무작정 지급을 안 하려고 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유와 논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실제 블랙컨슈머인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협회를 통해 공개된 보험금 청구지급 관련 소송공시는 금융당국이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공포, 시행한 이후 처음 개제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이 회사별 비교공시를 함으로써 보험사로 하여금 무분별한 소송을 제한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소송현행 공시를 통해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특히 민사조정을 보완하려는 것이 크다. 소비자에게는 민사조정이나 본안소송 모두 부담을 느끼는 것이 같지만 보험사는 민사조정이 접수나 절차가 간단해 업무 부담이 없어 악용할 소지가 많다""공시를 하면 회사에서 자각하고 소송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민사조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와 더불어 보험사의 개선 의지와 보험사기를 조사하거나 보험금 지급이 도저히 될 수 없는 경우 등도 있는데 무조건 보험사가 나쁘다고 단정 짓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이에 객관적인 지표를 공론화해 오해를 줄이고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함도 있다. 다만 불합리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엄격히 제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올해 안으로 보험금 부지급 현황에 대해서도 공시를 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공시들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아쉬운 측면이 있어 앞으로는 실상을 파악하고 불합리한 부분 점검이나 개선 등을 할 수 있도록 공시를 조밀하게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