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 친환경차 성장세에도 발목 잡힐수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러시아가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및 가스수입을 금지 조치에 대응해 원자재 수출입을 제한한 가운데, 국제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국내 신차가격이 대부분 오르는 모양새다. 여기에 재고부족으로 인한 프로모션이 줄어들면서 소비자 체감 구매비용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 제네시스 첫번째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사진=미디어펜


1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신차를 포함한 올해 연식 변경 모델 대부분이 적게는 100만원 이하에서 많게는 200만원대로 올랐다.

업계는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쳐지면서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2022년형 싼타페를 출시하면서 기본 트림인 프리미엄(3122만원)을 240만원 증가한 익스클루시브로 대체했고, 2022년형 아반떼는 기본 트림 스마트 가격을 전년 대비 8.6%올린 1866만원으로 책정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2022년형 모하비를 출시하면서 기본가격을 89만원 인상했으며, 르노삼성의 XM3, 한국지엠의 쉐보레 픽업트럭콜로라도 역시 각각 최대 200만원 이상 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내연기관 차종의 가격인상이 아닌, 전기차 등 친환경차다.

러시아의 원자재 수출금지 제한으로 인해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니켈 등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솔린 및 경유차 대비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의 가격 상승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 3위 생산국으로 러시아 니켈 생산업체 노르니켈은 전 세계 배터리용 니켈의 15~20%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의 수출금지 조치가 전 세계 완성차업계 및 배터리 업계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니켈 가격은 지난 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장중 한때 111% 뛰어올라 사상 처음으로 톤당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LME는 이번 주말까지 니켈 거래를 중단키로 했다. 

   
▲ 니켈 재고량 및 가격 추이./자료=한구자원정보서비스


알루미늄 가격도 폭등했다. 알루미늄은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상승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알루미늄 역시 러시아는 세계 3위 생산국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해 12월 톤당 2625달러에서 지난 10일 3535달러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원자잿값 폭등이 친환경차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수요 둔화를 야기하면서 최근 친환경차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완성차업계의 성장부진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하는 모델3와 모델Y 일부 차종 가격을 약 120만~200만원 인상했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배터리의 생산가격은 원자잿값이 약 80% 차지함에 따라, 이러한 원자재 수급난은 현재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 적체를 겪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또다른 생산 차질 요소로 작용해 향후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업계는 주요 원자재를 중국, 호주 남미 등에서 공급받고 있고, 러시아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크지 않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아직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원자재 공급난이 장기화될 경우, 결국 완성차업체는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가 전기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전기차 전체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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