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 주최 긴급토론회 “5.18 광주를 기리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대한민국 정체성과 헌법정신을 훼손한다”

[미디어펜=김규태기자] 5월이 다가오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제정해 달라는 요구가 또 다시 거세지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대표가 만났던 자리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그 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제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곡이 5.18 기념곡으로 제정될 경우 우리나라 공식 기념곡 제1호라는 수식을 가지게 된다. ‘애국가’도 가지지 못 한 위상이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자유민주연구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공식 기념곡으로 제정되는 것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논의 진행이 필요한지 살피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자유민주연구원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석류실에서 공동주최한 <5.18 기념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정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긴급토론회 전경. /사진=미디어펜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자유민주연구원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석류홀에서 <5.18 기념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정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긴급토론회를 가졌다.

긴급토론회 사회는 장원재 전 숭실대 교수가 맡았으며, 조우석 문화평론가와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패널로는 홍진표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차기환 변호사, 김광동 나라정책원 원장,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이 참석하여 토론을 벌였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우석 문화평론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정신을 훼손한다”고 밝히며 5.18 공식 기념곡 지정을 둘러싼 혼란양상을 설명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정하는 것이 정부 대 광주 민주화 단체, 정부 대 국회 사이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자유민주연구원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석류실에서 공동주최한 <5.18 기념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정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긴급토론회 전경. 조우석 문화평론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기념곡 정부 지정에 반대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상세히 밝히며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조우석 문화평론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제정이 불가한 첫 번째 이유로, “애국가에 대한 법적 지위가 없는 지금, 운동권 노래에 공식기념곡의 지위를 먼저 부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우석 평론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길거리 노래에 불과하다. 386들이 즐겨부르는 노래이다”라고 지적했다.

조우석 평론가는 “이 곡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상충한다”고 밝히며,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본 뿌리를 두는데 기념곡 지정은 민주화로 지나치게 치우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제주 4.3 사건’을 과하게 ‘진압’에만 초점해 기념일로 제정하고 본질을 외면했던 것처럼 정치적 논리에 의해 5.18도 같은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셋째로 조우석 평론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결의문이 가지는 사실의 오류를 들었다. 2년 전 국회가 통과시킨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은 지역주의 및 호남 포퓰리즘에 여야 구분 없이 휩쓸린 행태라는 보충 설명도 곁들였다.

이어 조우석 평론가는 곡 자체가 이미 북한에 의해 ‘가치를 훼손당한 노래’라는 점을 지적했다.

북한에 의해 제작된 5.18 선동영화 ‘임을 위한 교향시’에 ‘임을 위한 행진곡’에 삽입되었다고 밝히면서 “이 영화는 밀입북했던 소설가 황석영과 종북좌파 작곡가 윤이상이 영화음악을 맡았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우석 평론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애국가처럼 국민 모두의 노래가 아니고 국민 사이에서 보편적 가치를 지닌 노래로 합의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자유민주연구원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석류실에서 공동주최한 <5.18 기념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정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긴급토론회 전경. 양동안 명예교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담고 있는 메시지와 백기완의 모시에 대하여 상세히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공식 기념곡은 내포된 메시지가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에 부합하고, 대한민국 정치·경제체제와 대한민국의 존속·발전에 부합해야만 가능하다”고 밝히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이에 부합하는지 하나하나 따져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동안 명예교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당한 청년 윤상원으로서, 작곡자 김종률에 의하면 윤상원과 그의 야학동지 박기순(1987년 사망)의 영혼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윤상원은 광주민주화과정에서 시민군으로 활동하다가 사망했지만, 그 행적은 사회주의혁명을 위해 투쟁하고 공산주의 혁명의 주체집단으로서의 노동자 집단을 조직하기 위해 결성된 전민노련에 참여했던 자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속의 ‘새날’은 투쟁하여 얻는 새로운 세상을 가리킨다.

노래 속 가사를 발췌해 온 백기완의 시(모시) ‘묏비나리-젊은 남녘의 춤꾼에 띄우는’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임을 위한 행진곡’에 나오는 ‘새로운 세상’은 민중혁명을 통해 반자본주의-반미가 실현된 노동자 주도의 세상을 말한다.

양동안 명예교수는 “곡 속의 ‘새날’의 의미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와 양립하는 것이라 인정하더라도, 가사를 발췌해 온 백기완의 모시가 가지는 의미를 연결해 떠올릴 수 있으므로, 정부공식행사의 기념곡 지정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양동안 명예교수는 이어 “무장투쟁에 앞장서고 자살폭탄테러까지 계획한 그의 사상과 활동경력은 명백하다” 지적하면서 “그를 기리고 그 투쟁을 계승할 것을 다짐하는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정부주관 기념식의 기념곡으로 지정되기 위한 조건에 충족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자유민주연구원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석류실에서 공동주최한 <5.18 기념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정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긴급토론회 전경. 차기환 변호사가 토론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