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로 미 증시 일제히 급등…국내 증시 역시 반등 지속 전망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밤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직후 미국 증시는 예정된 수준이라는 측면에서 안도 랠리를 펼치며 일제히 급등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역시 FOMC 불확실성 해소에 장 초반 2%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미국 연준이 3년여 만에 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44.04포인트(1.66%) 상승한 2703.27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꾸준히 1.5% 넘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전 11시 2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40p(1.82%) 상승한 2707.63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가 장중 2700선을 상회한 건 지난 4일 이후 8거래일만이다. 개인이 585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데 반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25억원, 4609억원어치씩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 호조세는 미국 증시의 영향이 컸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내놓은 성명에서 “현재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의 첫 인상이다. 

연준은 또 6차례 남은 올해 FOMC를 통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 연말까지 1.9%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 3회 인상을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인상폭과 속도가 훨씬 빨라짐을 예고한 셈이다. 

연준의 이 같은 기조는 최근 미국 내 물가 상승률이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수준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곧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추후 정책의 방점은 ‘물가 잡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의 물가 안정 목표(연 2.0%)까지 돌아오는데 예상보다 더 걸릴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보다 적극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경우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올릴 수 있다”며 “추후 모든 정례회의를 ‘라이브 미팅’이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추후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내년 침체 가능성은 특별히 높지 않다”면서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FOMC 회의 이후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언급에 상승폭이 축소되던 미국 증시는 파월 의장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상승폭을 확대하며 마감했다. 그간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어 온 만큼 시장에선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안도감이 퍼지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18.76p(1.55%) 뛴 3만4063.10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로 구성된 중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5.41p(2.24%) 상승한 4357.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7.93p(3.77%) 급등한 1만3436.55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역시 미국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반등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동안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등 외환시장의 우호적 분위기도 증시에는 호재라는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FOMC는 성명서상 예상보다 좀 더 매파적인 결과물들이 있었으나,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이 우려하고 있던 것들을 일정부분 해소시켜줬다는 측면이 안도 랠리의 배경”이라면서 “국내 증시 역시 미국 증시 영향을 받아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양국간 최근 협상을 통해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동안 부품 수급 차질 우려로 조정 압력이 컸던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및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동안 오버슈팅(단기 급등) 했던 원·달러 환율도 현재 역외에서 12원 넘게 급락하는 등 외환시장도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시켜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추가적으로 6회의 금리인상과 5월 회의에서 양적 긴축을 단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면서도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미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을 예상하고 있음을 언급한 점, 생각보다 매파적인 연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장에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동안 시장 하락을 부추겼던 우려들이 하나둘씩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점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러셀2000지수가 급등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 연구원은 “각종 불확실성이 해소 심리가 부각되며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반등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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