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위원장 "군 부대 이전 계획 세우지 않고 비우라고 하면 어디로 가라는 것이냐"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향후 새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청사에 마련할 것이 유력해지자,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나 중진 의원 다수가 이날 나서서 극렬히 비판했다.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용산 땅은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 오욕의 역사가 있는 곳"이라며 "우리나라 대통령이 꼭 청나라 군대, 일본 군대가 주둔했던 곳에 가야겠느냐"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국방부 부대들의 이전 계획을 세우지 않고 한 달 안에 비우라고 하면 어디로 가라는 것이냐"고 강하게 말했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당선자의 집무실 이전 이유는 첫째가 국민 속으로, 둘째가 '청와대가 일할 건물구조가 아니다' 이 두 가지였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이유라면 (집무실) 이전 사유는 다 사라졌다"며 "용산 국방부는 군사 안보 시설이다, 국민과 가까워지긴 애당초 거리가 멀다"고 강히게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민홍철 의원 등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3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0대 대통령 집무실 용산 국방부 이전설과 관련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윤건영 의원 또한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집무실을 현재 청와대에서 이전한다는 것은 국민과 소통을 위한 것인데 국방부 부지는 소통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국방부 내에 고도의 전략자산들이 있다"며 "그걸 모두 이전하려면 수천억 정도 가까운 예산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민석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윤 당선인 측이 여러차례 언급했듯이) 청와대가 '구중궁궐(九重宮闕)'이라는 이유로 이동하겠다는 건데 국방부 청사는 청와대보다 더 구중궁궐"이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국방부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국방부 핵심들의 방을 빼고서 자신들이 차지하겠다는 것인지 이 역시 점령군의 오만에서 비롯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