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수혜'…케이카·롯데렌탈 '중립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소매시장 진출을 사실상 허용하면서 관련주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수혜주 ‘옥석’ 가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소매시장 진출을 사실상 허용하면서 관련 업종 주가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사진=미디어펜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7일 중고자동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 매매업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지난 2019년 2월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보호기간이 만료된 뒤 3년간 이어져온 논란도 드디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미지정 됨으로써 현대차,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 등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이 가능해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늦어도 6개월 이내에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현대차나 기아의 경우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는 지난 7일 중고차 사업 방향을 공개하며 사업 개시를 공식화한 바 있다. 자사 브랜드의 중고차 중 출고후 5년 미만, 주행거리 10만㎞ 미만의 차량만을 대상으로 하고, 시장 점유율 상한을 2022년 2.5%, 2023년 3.6%, 2024년 5.1%으로 자체적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올 1월 전북 정읍에 중고차 판매사업을 할 수 있는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신청한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진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소식이 전해진 뒤 국내 증시에서는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지난 18일 현대차 그룹의 사내 벤처로 시작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오토앤은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 폭(30%)까지 급등한 1만8850원에 거래를 끝마쳤다. 

또 중고차 사업을 하는 케이카(3.80%)와 롯데렌탈(8.62%), 중고차 경매업을 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6.19%)도 주가가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는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쳐 인증 중고차 도입 등 정보 비대칭 해소 노력이 커지는 동시에 온라인 판매도 확대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에는 신차 가격을 높이는 효과까지도 기대 가능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가 자기 브랜드 중고차를 점검하고 수리하여 성능을 인증하면, 자기 브랜드의 중고차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 “통상 중고차 가격이 높아지면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수혜가 돌아가며, 따라서 신차 가격도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중고차와 정비 업종의 시너지로 순정부품 판매 증가가 예상되며 현대글로비스도 중고차 매집이 수월해지면서 중고차 경매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중고차 1위 기업 케이카와 롯데렌탈과 관련해서는 중립적 의견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케이카는 현대기아 대리점을 통한 중고차 매물 확보가 줄어들 전망이지만 대기업 진출로 온라인 중고차 시장이 커지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롯데렌탈의 경우 중고차 소매 진출이 가능해졌으나 경매 경쟁 심화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중고차 실질 거래대수는 2021년 기준 약 253만대 수준, 시장규모는 약 28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과거 10년간의 연평균 성장률 1% 대가 2022년 이후에도 이어진다면 2024년 거래
대수와 시장규모는 각각 261만대, 29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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