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LG 트윈스의 시범경기에는 많은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이 경기에 2년간 메이저리그 나들이를 하고 돌아온 SSG 토종 에이스 김광현(34)의 등판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2019 시즌을 마치고 미국으로 진출했던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2년을 뛴 뒤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있던 지난 8일 SSG와 전격 계약하며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날 시범경기에 첫 등판, 3년만에 인천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을 위해 잘 차려진 밥상과도 같았던 이날 경기. 막상 주인공은 김광현이 아니었다. LG의 깜짝 홈런타자 송찬의(23)가 김광현으로 향한 시선의 상당 부분을 자신 쪽으로 돌려놓았다.

송찬의는 이날 6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3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맹활약을 펼치며 LG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 사진=LG 트윈스 SNS


단순한 맹타가 아니었다. 송찬의는 2회 1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서 SSG 선발투수 노바를 상대했다.(김광현은 선발이 아닌 두번째 투수로 내정돼 있었다) 송찬의는 노바의 147km짜리 약간 높은 투심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90승 경력의 노바가 지난해까지 KBO리그 1군 경력이 전혀 없는 송찬의에게 일격을 당했다.

송찬의는 5회말 두번째 상대한 노바를 상대로는 유격수쪽 땅볼을 친 뒤 전력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내 살아나갔고, 후속타로 홈까지 밟았다.

김광현은 노바(5이닝 2실점)에 이어 6회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3년만의 복귀전에서 김광현은 김광현다운 피칭을 했다. 송찬의를 만나기 전까지는. 김광현은 6회초 세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솎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7회초에도 외야플라이와 삼진으로 투아웃까지 잘 잡았다. 5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완벽한 피칭을 이어갔다.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송찬의가 타석에 들어서, 쾌투하던 김광현의 초구를 기다렸다는 듯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KBO리그 통산 136승과 메이저리그 10승 경력의 김광현도 송찬의에게 일격을 당했다.

홈런을 맞고 흔들린 김광현은 이후 볼넷과 안타로 2사 1, 2루의 추가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박재욱을 투수땅볼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홈런을 맞긴 했지만 김광현은 나름 인상적인 복귀 등판을 마쳤다. 하지만 송찬의로 인해 온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그만큼 송찬의가 메이저리그 승수 합이 100승이나 되는 노바와 김광현을 상대로 터뜨린 홈런 두 방은 임팩트가 컸다.

송찬의는 이번 시범경기 최고 화제의 선수로 떠올랐다. 이미 홈런 3방을 터뜨리고 있던 그는 이날 2홈런으로 시범경기에서 벌써 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쟁쟁한 선배 홈런타자들은 물론 힘있는 외국인타자들을 모두 제치고 시범경기 홈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송찬의의 대포쇼가 반짝 신드롬으로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릴지는 정규시즌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해까지 1군 경기에 한 번도 나서보지 못한 송찬의가 올 시즌 1군 데뷔는 이미 예약했다는 사실이다.

토종 거포 갈증에 시달려온 LG로서는 송찬의의 홈런 퍼레이드가 신선하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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