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496억 발표했다가 하루 뒤 합참 이전 비용 1200억원 인정
국방부 신축에다 장기적으로 관저·영빈관 신축 등 연쇄 비용 예정
국방부, 5000억원 보고…서욱 “용산공원 개장도 협상 등 절차 많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전 시기뿐 아니라 비용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윤 당선인측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을 496억원이라고 밝혔으나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1조원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496억원 정도를 예비비로 충당하겠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경호용 방탄창 설치를 포함해 국방부 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을 새로 꾸리기 위한 리모델링 등에 252억원, 국방부가 인근 합동참모본부로 이전하는데 118억원, 경호처 이사비용 99억여원, 대통령 관저로 사용할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과 경호시설에 25억원 등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 같은 비용 추산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나오는 1조원이나 5000억원 비용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제시한 비용에는 향후 합참이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로 이전하는데 비용이 빠져 있다. 이처럼 합참을 새로 신축하는 비용에다 우선 합참으로 옮긴 국방부를 새로 짓는 비용 등 사실상 연쇄적으로 발생할 추가 비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수위의 김은혜 대변인도 윤 당선인 기자회견 다음날인 21일 브리핑에서 “만약 합참이 남태령으로 이동할 경우 새로 청사를 짓는데 1200억원 정도 들아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496억원이 과소 추계가 아닌지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서욱 국방부 장관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수위가 추산한) 1200억원보다 훨씬 비용이 더 들 것”이라면서 “현재 합참 청사가 2010년 신축할 당시 1750억원 가량 소요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인수위측에 국방부 이전 비용으로만 최소 5000억원이 든다고 보고한 바 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0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이전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3.20./사진=인수위 제공

앞서 1조원 비용 주장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에게서 나왔다. 그는 구체적으로 국방부와 합참 본청 신축 비용을 각각 2200억원으로 잡고, 국방부 근무지원단 이전에 1400억원, 시설본부 이전에 800억원, 심리전단 이전에 200억원, 군사경찰 150억원, 대통령 경호부대와 경비시설 이전에 2000억원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대통령 관저와 영빈관을 새로 지을 경우에도 추가 예산이 들게 된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성급한 이전 추진에 대해 제동을 걸고 있는 496억원 예비비가 윤 당선인 취임 전 국무회의에서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후속 조치와 추가 이전에 대한 재원이 추경과 예산 편성으로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한반도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정부교체기에 작은 국정공백이나 안보 불안 요인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성급한 이전 추진을 경계했다. 

서욱 국방장관도 국회에서 “인수위가 제시한 집무실 이사 시점인 4월은 한미연합군사연습과 시기가 겹치므로 부담스럽다”고 했으며, 윤 당선인이 제시한 용산공원 개장 조속화 계획에 대해서도 “미군기지를 당장 받을 수 있을지 절차를 진행해야 해서 일정이 녹록치 않고, 오염을 치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협상해야 할 상황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 58%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계획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와 눈길을 끌었다. 

여론조사 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윤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국방부 이전 계획’에 대해 여론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1%가 ‘현 청와대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3.1%, ‘잘 모르겠다’는 8.7%였다. 특히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으며 50대에서 68.0%가 반대했고, 이어 40대에서도 65.9%가 반대했다. 30대에서 57.1%, 20대에서 54.4%, 60대 이상에서 49.4%가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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