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간판' 유영(18·수리고)이 세계선수권대회 첫 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5위에 그쳤다. 이해인(17·세화여고)은 7위로 순위를 끌어올려 세계선수권 2연속 톱10에 드는 성과를 냈다.

유영은 26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몽펠리에의 수드 드 프랑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5.70점, 예술점수(PCS) 68.13점, 감점 1점으로 132.83점을 받았다.

앞서 쇼트프로그램에서 72.08점을 받았던 유영은 합계 204.91점으로 최종 5위에 올랐다.

   
▲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SNS


유영의 5위는 김연아 이후 세계선수권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이긴 하지만 이번 대회에 러시아 선수들이 불참해 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여자 피겨 최강국 러시아 선수들이 출전 금지 제재를 받아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 안나 셰르바코바, 은메달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4위 카밀라 발리예바가 모두 빠져 유영의 첫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유영은 지난달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6위에 오른 바 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를 차지해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제 기량만 유지하면 3위 이내에 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유영은 평소 실수가 없었던 트리플 루프와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도 흔들리는 등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해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레미제라블' 선율에 맞춰 연기를 펼친 유영은 첫 점프 과제 트리플 악셀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으며 출발이 불안했다. 트리플 루프는 제대로 점프를 못해 싱글로 처리했고,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회전수가 모자랐다.

점프 외에 다른 과제들은 깔끔하게 해낸 유영이지만 점프에서의 잇따른 실수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해인은 기술점수(TES) 68.27점, 예술점수(PCS) 64.12점으로 132.39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64.16점으로 11위에 올랐던 이해인은 합계 196.55점이 돼 7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당초 이번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김예림(19·단국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갑작스럽게 대신 출전하게 된 이해인은 준비 과정이 짧았던 것에 비해 선전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0위에 올랐던 이해인은 이번엔 7위로 두 대회 연속 톱10을 달성했다.

한편 대회 우승은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였던 사카모토 가오리(일본)가 차지했다. 사카모토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55.77점을 받아 총점 236.09점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역시 러시아 선수들이 빠진 덕을 봤다.

루나 헨드릭스(벨기에)가 217.70점으로 2위, 알리사 리우(미국)가 211.19점으로 3위에 올랐다. 유영 바로 윗순위인 4위는 208.66점을 기록한 머라이어 벨(미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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