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위기·원자재 가격 폭등 속 친환경 에너지사업 본격화
포스코홀딩스 출범 후 첫 M&A…그룹 차원 신 성장 동력 확보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포스코인터내셔널이 호주 에너지 회사 세넥스 에너지 인수를 마무리 짓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2월 체결한 세넥스 에너지 인수와 관련, 현지 주주총회와 정부 승인 절차가 완료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로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4억4242만 호주달러(한화 약 4052억원)를 투자해, 지분 50.1%를 취득함으로써 세넥스 에너지 경영권을 확보했다.

   
▲ 호주 세넥스 에너지 작업 현장./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이는 포스코홀딩스 출범 후 성사된 글로벌 첫 M&A,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글로벌 톱 티어 에너지사로 도약하고 그룹의 '리얼 밸류' 경영에도 기여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급망 위기와 유가스 가격 폭등 등 에너지 대전환시대를 맞아 호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성사된 것인 만큼 기업 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가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M&A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는 설명이다. 인수계약을 체결한 지난해 12월 배럴 당 65달러 수준이었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2월에는 90달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최대 123달러까지 치솟았다. 

모건스탠리는 올 3분기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의 배럴당 100달러에서 120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원자재 가격의 강세가 지속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러한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을 근거로 세넥스 에너지 일부 주주들이 매각에 반대하는 등 협상의 난항이 계속됐다. 하지만 포스코그룹차원에서 세넥스 에너지를 에너지 전환 사업의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이사회의 지지와 주주들의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세넥스 에너지는 호주 퀸즐랜드주에 위치한 아틀라스·로마 노스·루이지애나 등 가스전  3개를 보유하고 있다. 생산된 가스를 호주 동부의 LNG 액화 플랜트와 가스 발전소 등에 판매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갖춘 호주 석유·가스 분야 5위 기업이다. 

가스전 외에도 로키바·아르테미스 등 탐사 광구 2개소를 보유하고 있어 탐사 성공시 추가 천연 가스 매장량 확보가 가능하다.

세넥스 에너지의 연간 생산량은 약 200억m3피트이며,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은 1억1600만 호주달러(한화 약 1070억원), EBITDA는 5600만 호주달러(약 516억원), 영업이익은 2500만 호주달러(약 230억원)를 기록했다.

호주 분석 기관 LEA의 평가에 따르면, 국제 유가 70달러 고려 시 세넥스 에너지는 인수가격인 주당 4.6호주달러보다 높은 4.92호주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화 100달러를 넘는 국제 유가를 감안하면 기업 가치는 이보다 높아진다.

또한 현지 리서치 브로커 MST 맥쿼리는 세넥스 에너지의 목표 주가를 5.7 호주달러로 제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인수 가격인 주당 4.6 호주달러는 낮은 수준이라고 봤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향후 포스코그룹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수소 산업에도 전략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세넥스 에너지는 그동안 퀸즐랜드주 발전사인 CS에너지와 공동으로 수소사업 타당성 평가를 진행해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넥스 에너지가 보유중인 생산가스전을 활용해 블루 수소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향후 세넥스 에너지를 통한 가스전 추가 개발 등을 통해 생산된 가스를 LNG화 해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국내 공급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넥스 에너지 인수로 2019년 기준 대한민국 한 해 천연가스 소비량인 1조9000억m3피트의 44%에 해당하는 약 8020억m3의 천연 가스 매장량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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