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4억 달러 역대 최고 수출에도, 원자재·원유 등 수입 폭 더 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한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의 선전에힘입어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 증가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3월 수출입 동향’ 브리핑을 열고, 3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8.2% 증가한 634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입은 27.9% 늘어난 636억 2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1억 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수출 컨테이너 항만./사진=부산항만공사


3월 수출액은 무역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최고 기록으로, 기존 1위 기록은 지난해 12월의 607억 3400만 달러였다. 일평균 수출액도 23.4% 증가한 27억 6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달을 넘어섰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품목별로는 15대 주요 품목 중 13개 품목이 증가했다. 이 중 반도체를 포함한 8개 품목은 두 자릿수 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생한 독립국가연합(CIS)와 전년 동월의 기저 효과가 작용한 유럽연합(EU)을 제외하고 7개 주요 지역으로의 수출이 12개월 이상의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문동민 무역투자실장은 “통상 1분기 수출이 연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은 경향성을 보임에도 불구, 올해 1분기 수출액은 1728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중 가장 높은 실적이자, 전체 분기 실적 중에는 지난해 4분기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3월은 두 자릿수 수출 호조세가 본격화된 달로서 537억 달러 규모의 수출을 기록했는데, 올해 3월은 조업 일수가 하루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월 수출은 18% 이상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문 실장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통 주력 산업에 더해 석유제품, 철강 등의 중간재와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농수산식품 등 유망 품목까지 고르게 성장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며 “특히, 우리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석유화학은 각각 131억 달러, 53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월 수출 1위를 달성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불안정성 심화와 유래 없이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입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소폭 적자가 발생했다”고 분석을 내놨다.

   
▲ 2022년 3월 수출입 실적./자료=관세청

산업부에 따르면, 두바이 유가 7년 7개월 만에 배럴 당 110 달러 대 가격을 기록한 가운데, 천연가스, 석탄 모두 예년 대비 3배 이상 높은 가격을 보이면서,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전년동월비 84억 달러 이상 증가한 161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원 뿐만 아니라 산업생산 회복과 수출 호조에 따라 석유제품, 철강, 반도체 등 중간재 수입도 확대되면서, 3월 수입 규모는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3월 수출입 동향’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히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문 실장은 “일본 등 주요 국의 경우에도, 수입 급증의 영향으로 무역 적자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원자재 가격 급등,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중국 내 제로 코로나 정책 등에 따른 봉쇄령 등, 우리 무역 환경을 둘러싼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기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신속한 무역금융 제공을 통한 우리 기업 유동성 확충과 물류 바우처 대상 확대 등의 물류 지원책을 통해 우리 수출기업의 애로를 적극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가격급등세를 보이는 원유 등 에너지원과 공급망 핵심 품목의 동향도 면밀히 점검하면서, 수출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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