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혜 인턴기자] MBC ‘PD수첩’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에 대해 취재한다.

2013년 11월 목이 졸린 채 숨져 있는 17살 소년의 시신 옆에 유서 한 장이 발견됐다. 소년을 살해하고 유서를 쓴 소년의 아버지는 “이 땅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으로 살기가 너무 힘들다. 아들과 꼭 함께 묻어달라”라는 내용과 함께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맸다. 자폐로 인해 거친 언행으로 특수학교에서조차 받아주지 않았던 소년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벌어진 일이었다.

   
▲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올해 3월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발달장애 형을 돌보던 40대 동생이 형을 살해하고 본인은 투신했다. 한 달 전에는 발달장애 아들을 돌보던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발달장애는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로 나뉘어 언어나 인지 능력, 사회성 등의 발달이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경우에 따라 자해나 타인을 해치는 문제행동으로 일반적인 사회생활이 힘들기 때문에 보호자가 24시간 돌봐야 한다.

발달장애는 유전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발달장애인구 중 질환 혹은 사고와 같은 후천적 원인으로 장애를 얻은 경우가 24.7%에 달했다.

경기로 인한 뇌손상으로 발달장애 1급의 지적 장애인이 된 형기의 아버지는 “지적 장애인은 어느 집에 떨어질지 모르는 폭탄이다. 아무 집에나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변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염전노예’ 사건처럼 지적 능력이 부족한 발달장애인에게 경제적 착취와 인권유린, 각종 범죄의 위협은 늘 열려있다. 한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서는 2001년부터 약 10년 간 상담을 받은 장애인의 약 70%가 발달장애인이라 발표했다.

주간보호시설, 단기거주시설, 그룹홈 등 발달장애인 시설이 늘고 있지만 이들 시설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전체 발달장애인 수의 약 6% 수준이다. 특히 폭력 등 문제행동이 심한 중증 아이들은 기피당하기 일쑤라 부모에게 좌절만 안기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발달장애의 가족 중 한 여성은 “암 투병 중에도 중증인 아이를 시설에 오래 맡기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다른 여성은 “궁여지책으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아이를 보내놓기도 한다”며 눈물지었다.

‘아이보다 하루 늦게 죽고 싶다’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아픔을 그려낼 MBC ‘PD수첩’은 7일 밤 11시 15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