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모델 고도화·다변화로 시장 재편 속 경쟁 우위 확보 전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제주항공이 '비도진세(備跳進世)'를 키워드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비도진세는 '도약할 준비를 하고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는 뜻을 담은 사자성어로, 글로벌 금융 위기·동일본 대지진 등 각종 위기를 넘겨온 자사의 회복 탄력성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제주항공 화물기 B737-800BCF 렌더링 이미지./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저비용 항공사(LCC) 중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한다. 아울러 내년부터 신 기종인 B737-8을 도입하는 등 중단거리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다양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중단거리노선 회복에 초점을 맞춰 LCC 본연의 사업 모델을 더욱 고도화 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LCC 1위 사업자 위치를 굳히기 위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저비용 사업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해 운항 비용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저렴한 금액으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해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를 선점하기 위함이다.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전망도 제주항공의 노선 전략 성공을 기대하게 한다. 보잉은 지난해 9월 '세계 상용 시장 전망 2021~2040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단거리 노선의 비중이 높은 LCC가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LCC들은 과거 2차례 큰 위기를 겪으며 노선을 확장했다./자료=보잉 제공

보잉은 "LCC가 제공하는 저렴한 서비스가 경기 침체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에 시장 침체에서 항공 여행 회복을 주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내선 노선 확대와 비즈니스 좌석 도입 등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2월 현재까지 제주항공은 국내선 수송객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주항공은 향후 국제선 운항이 재개 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제주항공 국내 여객 운송 시장 점유율./자료=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제공

장거리 운항 목적의 대형기 도입 여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보잉의 차세대 기종인 B737-8로 기종을 전환한다. 현재 운용 중인 기단 고도화 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사업 모델에 집중해 중단거리 노선에서 보다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다.

B737-8은 B737-800 대비 운항거리가 약 1000km 이상 늘어 중앙아시아·인도네시아 등에도 운항이 가능해 신규 노선 개발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또 기존 동급 항공기 대비 15% 이상 연료를 절감할 수 있고, 좌석당 운항 비용도 12% 절감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기존 항공기 대비 탄소 배출량을 약 13% 저감하는 효과도 있어 국제사회에서 화두로 떠오른 탄소 중립과 ESG 경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화물 사업을 통한 수익 구조 다변화에도 나선다.

제주항공은 오는 6월 B737-800BCF 화물 전용기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항공 화물운송사업에 뛰어든다. 화물 전용기 도입은 국내 LCC중 처음이다. 제주항공이 도입 예정인 B737-800BCF는 현재 운용하고 있는 여객기와 같은 기종이지만 화물 전용기로 개조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같은 기종의 화물 전용기 도입을 통해 운항 비용을 절감하고, 기단 운영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또 편당 화물 수송량 확대는 물론 다양한 형태∙종류의 화물도 운송할 수 있게 돼 고부가가치 화물 운송도 가능해진다.

보잉은 전 세계 항공 화물 기단이 2019년 2010대에서 2040년까지 3435대로 약 71% 이상 늘어날 것으로 봤다. 특히 협동체 개조 화물기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외에도 제주항공이 화물 사업을 통해 진입하려는 중국·일본·베트남 등의 중단거리 시장에 대한 전망도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2040년까지의 국제 화물기 수요 전망치./자료=보잉 제공

보잉은 전 세계 항공 화물 시장이 연 평균 4%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치를 내놨다. 아울러 중국 국내·동아시아내 및 오세아니아 시장이 각각 연간 5.8%와 4.9%씩 성장하면서 세계 항공 화물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정책 금융 지원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단거리 노선 영업력 강화 △신기재 도입·해외 시장 확대 △화물 사업 강화 등이 향후 재무 구조 개선에 한층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 증권가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올해 고정비 줄이기가 지속되고, 내년 신기재 도입으로 운항 지역 확대 여지가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내년부터 제주항공 매출 증가와 영업 이익률 확대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을 남겼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등 국내 항공산업 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긴 호흡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유연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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