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중심 입출국 정책 수립…LCC·지방 승객 애로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항공권 예약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이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노선 운항 허가 권한을 쥐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일 23만 4301명, 3일 12만719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6일 62만1328명을 기점으로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 아시아나항공 A330,.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이와 동시에 여행사 예약 건수도 늘었고, 항공 여객 수요가 폭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하와이 노선을 25개월만에 재개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 정부가 입국 격리 해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3주 간 해당 노선 예약율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여행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항공권 가격은 대폭 오르고 있다. 인천-하와이 노선은 왕복 70만원대였으나 현재 140만원대로 약 2배 가량 뛰었다. 다른 노선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이 같은 급격한 비용 상승이 이뤄진 건 단순 수요 폭증 때문이 아니다. 현재 노선 운항 허가 권한을 국토교통부가 아닌 질병관리청이 갖고 있다. 질병청은 방역 효율을 높인다는 이유로 인천공항 착륙 항공기를 시간당 10대로 제한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띄우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할 수 없는 상태인 셈이다.

국토부는 방역 당국과 국제선 운항 복원에 대한 실무 협의를 마쳤고, 이번주 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정식으로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국제선을 3단계로 나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다음달부터 국제선을 매월 100편씩, 인천공항 착륙 편수도 20회로 늘린다. 7월이나 8월부터는 매달 300편씩 30회, 10월 경부터는 2019년 대비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안이다.

국토부는 국적 항공사들이 운항 재개를 미루면 해외 공항에서의 슬롯을 상실할 수 있다며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과 회동해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의 신규 운항권 허가 권한 이관을 요청했다.

대한항공 일반 노조는 "입국장 PCR 검사도 폐지하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현재 항공편을 이용한 입출국 정책이 인천공항에 맞춰져 있는 만큼 지방 승객의 피해도 막심하다. 집에서 가까운 지역 공항을 포기하고 인천공항까지 왕복해야 하며, 이에 따른 시간·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저비용 항공사(LCC)의 경우 지방 공항에서의 영업이 절실하나, 이 같은 규제로 발이 묶인 상태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까지 제주도 방문객은 220만명을 넘지만 이 중 외국인은 7000여명 남짓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호원 한국항공대학교 항공보안학과 교수는 "항공사업법 제16·18조에 따르면 항공기 운수권자는 국토부 장관으로 명시돼 있다"며 "항공사가 시장 논리에 따라 영업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방역 당국이 운항 개입을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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