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신한금투 동참…"청약 열풍으로 관리비용 급증"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온라인 공모주 청약 과정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시 열풍이 신규상장(IPO) 시장으로 옮겨 붙으면서 늘어난 관리비용을 수수료로 충당하겠다는 것. 필요한 조치인 것은 맞으나 인기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종종 전산오류를 경험해야 했던 투자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 온라인 공모주 청약 과정에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하나둘씩 공모주 온라인 청약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예를 들면 NH투자증권은 내달 12일부터 탑클래스‧골드등급을 제외한 모든 고객들이 온라인‧ARS를 통해 공모주 청약에 나설 경우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예고했다. 

공모 1건당 수수료는 2000원으로 책정됐으며 공모주 미배정 시에는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오프라인(유선·지점) 청약에 부과되는 5000원의 수수료보다는 저렴하지만 ‘무료’라는 메리트는 사라진 셈이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NH투자증권과 유사한 방식으로 지난 5일부터 온라인·ARS 공모주 청약 시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베스트 이상 등급고객은 수수료가 면제되는 것도 비슷하다. 단, 클래식 등급은 1000원, 일반 등급은 2000원으로 수수료가 차등적으로 부과된다. 공모주 미배정 시에는 수수료가 없다.

이로써 국내 주요 증권사들 대부분은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부과하게 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온라인 청약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았으나 작년부터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KB증권‧대신증권‧하나금융투자 등이 수수료를 받기 시작해 대세가 바뀌기 시작했다. 수수료 수준은 1000~2000원으로 거의 비슷하다.

회사들의 논리는 일면 단순하다. 온라인 공모주 청약 고객이 폭증하면서 지원업무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전산 관련 운영비용 역시 빠르게 늘어났으며, 최근엔 공모주 청약이 균등배분 방식으로 변경돼 청약건수가 크게 늘어난 점도 이유로 작용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대어급 기업 청약이 진행될 때 증권사 전산이 마비돼 온‧오프라인 고객들이 모두 불편을 겪는 상황은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키움‧DB금투‧유진 등이 여전히 수수료 무료를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 변경될지 알 수 없다”면서 “수년간의 주식 열풍이 일단락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감당해야 하는 증권사들로서는 불가피한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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