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45편’ “법흥사 절터 초석 관련 보도에 난감해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7일 청와대 관저 뒷산에 자리잡고 있는 불상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시절인 2018년 ‘보물’로 지정된 사연을 소개하며 “이 이야기를 언젠가 꼭 공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45편’에서 “그런데 이 소중한 이야기의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며 지난 2017년 청와대 대변인이던 시절 오전 티타임 참모회의에서 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뒤편에 부처님 한 분이 계신다. 청와대에서도 가장 높은 곳이고, 경복궁과 광화문과 세종로가 한 눈에 일직선으로 내려다보이는 곳이어서 자리하신 위치도 최고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법흥사터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2022.4.5./사진=청와대

이어 “그런데 이 부처님께서 경주 남산에 계시다가 어떤 연유로인지 지금의 이 자리에 오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일제강점기 총독이 불상을 옮겼고, 이후 일본으로 모셔가려했으나 우리국민의 눈이 무서워서 그대로 두고 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 “지금은 문화재 관련 과학기술도 많이 발전했으니 문화재청, 서울시, 불교계등과 협의해 이 부처님에 대한 조사를 해보면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박 수석은 “청와대 대변인을 마치고 밖에 있을 때 대통령의 예견대로 그 부처님은 경주 남산에서 오신 부처님으로 밝혀졌고, 2018년 ‘서울시 유형문화재(24호)’에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1977호)’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안목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론 부처님과 대통령의 인연이 꽃피운 연꽃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면서 “대통령 내외는 부처님 앞에 공손히 합장하고 예를 올렸고, 동행했던 청와대 참모들도 자신의 종교를 떠나 정성껏 예를 올렸다. 아마 부처님께서 1년 365일 굽어보시는 광화문이 부처님 ‘자비의 광장’이 되기를 바라는 축원을 마음 가득 담아 올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은 “이날 티타임 참모회의에서 뵌 문 대통령은 이틀 전 산행 시 법흥사 절터의 초석에 앉으신 것이 적절치 않다는 언론기사를 보고받고 참 난감하신 것 같았다”고 밝혔다.
 
   
▲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사진=청와대

이날 문 대통령은 “저는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며 관저 부처님에 대한 말씀을 20여분간 설명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사실 제가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절에도 그 부처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그때 문화재청장께서 알겠다고 하셨는데 그 후 진척이 없었다”며 “대신 제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그 부처님을 제대로 모실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역시도 부처님의 가피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마지막으로 “오늘 모든 세상의 사연과 인연들이 부처님의 자비 안에서 평화롭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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