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식용 곡물가 10.4%, 사료용 13.6% 상승 전망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해상 운임 상승으로, 우리나라의 수입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에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 따르면, 2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 158.5, 사료용 163.1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0.4%, 13.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고, 원/달러 환율과 코로나19 이후의 해상 운임 상승 등이 겹친 때문이다.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과 사료용 모두, 지난해 1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오를 예상이다.

올해 2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1년 전보다 43.7%,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2020년 같은 분기보다는 58.2% 높다.

   
▲ 밀농장 수확 장면/사진=연합뉴스


식용 밀의 경우, 지난 3월 수입 단가가 톤 당 448 달러로 2월보다 10.6% 높아졌는데, 이는 1년 전보다 무려 58.3%나 상승한 수준이다.

콩은 전년 동월 대비 18.8%, 옥수수는 31.3% 올랐다.

지난달 사료용 밀 수입 단가는 톤 당 333 달러로 전월 대비 3.8%, 작년 같은 달보다는 24.7% 높은 수준이다.

사료용 옥수수와 대두박은 1년 전보다 각각 31.2%, 9.8% 치솟았다.

농경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에 따라, 공급 차질 우려가 심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과 옥수수 생산 비중은 전 세계의 각각 14%, 5%이고, 수출 비중은 26%, 16%에 달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러시아는 최근 6월 말까지 밀, 보리, 옥수수 등에 대한 수출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올해 초에 비해 옥수수, 밀, 콩, 원당 가격은 각각 21.6%, 45.6%, 22.1%, 0.4% 각각 상승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밀과 옥수수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산 국내 수입 비중은 10% 수준으로 높지 않고, 대부분 사료용으로 쓰인다.

따라서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화되면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국내 음식료 및 외식 물가 악영향이 우려된다.

다만, 그나마 현재의 곡물 가격 상승은 그 강도가 과거 주요 위기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차 에그플레이션(2006~2008년)과 2차 에그플레이션(2011~2012년) 모두 재고가 부족, 곡물 가격이 폭등했다"며 "현재의 곡물 재고율은 완만한 상승세로, 가장 하락한 밀의 경우도 최근 10년을 놓고 보면 재고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의 애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외 국가들이 재배 면적을 늘리면서, 곡물 가격 하향 안정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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