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재고 제외하면 할인 사라져
수요 넘치는데 생산과 공급 부족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자동차 시장에 미덕으로 여겨졌던 할인행사가 사라지고 있다.

글로벌시장 상황과 함께  원·부자재 가격 상승 탓에 코너에 몰린 완성차 제조사가 할인 중단이나 연식 변경 모델 출시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매달 발표 중인 '이달의 판매조건'은 당분간 폐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 시행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끝으로 당분간 대대적인 할인조건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매달 발표 중인 '이달의 판매조건'은 사실상 당분간 폐지되는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당장 4월의 경우 현대차 승용과 상용 등 31가지 전 차종 가운데 공식적인 할인 조건을 내세운 모델은 △벨로스터 N과 △아반떼 N △코나 N 등 고성능 버전 3가지가 전부다. 

지난해 4월 쏘나타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90 등 다양한 모델에 현금 할인 조건을 내걸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기아 역시 지난해 4월 총 7가지 모델에 대한 현금할인을 조건을 내세웠으나 올해는 봉고 LPG 단 1차종에만 현금할인 조건이 내걸렸다.

이처럼 할인 조건이 사라진 이유는 최근 재고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체했던 수요가 폭증했다. 하지만,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지속 중이다. 더욱이 다른 부품의 수급에도 문제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출고 물량마저 부족한데 굳이 할인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려도 인도가 되지 않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출혈 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 다만 일부 재고분은 여전히 비공식적인 할인이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현대차 싼타페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안전·편의 장비를 가득 채운, 이른바 '최고사양'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탓에 재고로 남아있기도 한다. 인기 모델인 '팰리세이드'는 1월 생산분에 대해 2% 안팎의 비공식 할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 중단에 그치지 않고 신차 가격은 조만간 속속 오를 것으로 관측도 있다. 제조사별로 상반기에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조절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현대차 아반떼의 경우 2020년 출시 당시 기본가격이 1500만원 중반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달 선보인 2022년형의 시작 가격은 1800만원을 넘는다. 1809만원이었던 1.6 LPi 기본모델 가격은 2022년형부터는 2005만원에서 시작된다. 차 가격이 소리 없이 200만~300만 원 인상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의 재고분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이달의 판매조건이 지난해부터 적정량을 밑돌며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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