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사상 처음으로 한은 부재 속 금통위 개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4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현재 연 1.25% 수준의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4%대로 치솟는 등 물가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한은이 물가안정 대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사상 처음으로 한은 총재(금통위 의장) 부재 속에 열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단기간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안정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 5개월 연속 3%를 넘어서다 지난달 4%대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가 4%대 기록을 깬 것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향후 물가 경로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은 역시 물가 오름세는 상당 기간 지속돼 당분간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인 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총재 후보자도 지난 1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에 대한 질문에 "상반기의 경우 부득이하게 한은의 예상(3.1%)보다 높아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예고된 점도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부의장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는 다음 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 착수할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지난 5일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가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이르면 5월 회의에서 대차대조표를 빠른 속도로 축소하기 시작하고 금리를 연속으로 올림으로써 통화정책 긴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 정부와의 정책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측면과 함께 새 총재가 아직 취임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 감안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1∼6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50%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예상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