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증시 흐름에 투자자 이탈 가속화…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 감소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이지만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며 브로커리지(매매수수료) 수입 등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분기 전망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으로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5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9727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1조5114억원) 대비 35.64% 감소한 수준이다.

이들 5개 증권사는 지난 2020년 1분기 코로나19 창궐로 1000억원대 합산 이익을 내는데 그쳤지만, 지난해 10배 넘는 순이익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올해는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사별로는 특히 NH투자증권이 전년 동기 대비  42.8% 줄어든 1473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장 높은 감소폭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키움증권은 38.9% 줄어든 1629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분기보다 38.3% 감소한 1783억원, 한국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31.2%, 29.9% 하락한 2761억원, 208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여겨진다.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각종 악재들이 꼽힌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변동성이 커졌고, 거래대금이 쪼그라든 영향이다. 거래대금 축소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7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15조13400억원)과 비교하면 26.79% 줄어든 수치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합친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지난달 19조888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월(26조1861억원)대비 6조2973억원(24%) 감소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며 “코스피의 반등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부터 코스피·코스닥 시장 상장사들의 전년동기대비(YoY) 이익증가율이 지속해서 둔화하고 있다”면서 “올해 2분기에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수의 반등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 비관은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1분기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 등으로 실적 저하가 불가피했지만, 업황 바닥을 통과하는 구간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상승에 따른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부문 손익 하락으로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업황 바닥을 통과하는 구간으로 글로벌 리스크 완화에 따른 주가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둘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는 이미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으며 하나씩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증권사의 실적을 예측해 볼 수 있는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 고객예탁금, 신융융자잔고 등 시장 지표들이 더 이상 하락하진 않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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