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법인세 인상 등 포퓰리즘 남발…새누리당의 'X맨'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유승민 원내대표, 포퓰리즘에 검게 물든 정치인

검게 물든 종이는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최근 새누리당을 보면 드는 생각이다. 콕 찝어 말하자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했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 대표연설을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단가 인상’, ‘합의 정치 통한 국회 정상화’, ‘중부담-중복지 위한 증세가 필요하며 부자와 대기업부터 증세해야’, ‘법인세 인상’, ‘서민금융정책’ 등을 언급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선체를 온전히 인양해야 한다는 촌평도 빼지 않았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직설적으로 “재벌 대기업이 아닌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재벌 대기업에 대한 부패 척결과 특혜 부정을 외치면서,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제민주화는 당연하거니와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대한 소신을 덧붙이기도 했다.

유승민은 검게 물든 정치인이다. 포퓰리즘이란 검은 망령에 사로잡힌 언사를 보이고 있다.

유승민의 말말말...약자 피해자 코스프레의 전형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는데, 그들 중 상당수는 재벌 대기업이나 협력업체에서 일한다. 대기업에 대한 부패 척결과 특혜 부정을 외치는데, 오너 및 전문경영인에 대한 과잉처벌은 안중에도 없다.

수색작업으로 인해 몇 명이나 죽어나간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하겠다는데, 세월호 선체는 이미 진도 맹골수도 바다 깊숙한 곳에서 썩어 문드러진 지 오래다. 헐리웃 영화 ‘엑스맨’의 매그니토 박사라도 등장해서 초능력으로 세월호 철골을 통째로 들어올리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부자와 대기업부터 증세해야 한다’, ‘법인세 인상해야 한다’고 외치는 유승민의 언사에 대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매번 오래된 카세트테이프 마냥 되풀이하는 말이라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1% 기업이 90%의 법인세수를 감당하고 1% 개인이 소득세의 86%를 부담한다는 사실과, 해외 거의 모든 나라가 기업유치를 위해 법인세수를 낮추고 있다는 점만 밝힌다.

   
▲ 8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연설은 포퓰리즘 지적 등 일대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단가 인상이라는 요설도 가당치 않다. 기업의 비용 증가는 필연적으로 고용 축소와 국내에서 해외로의 외주업체 전환을 불러온다. 기업 간의 거래는 경우에 따라 다르며 당사자들만이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다. 비정규직 및 하청이라고 해서 무조건 약자며 피해자라는 인식은 전형적인 언더도그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회라는 대의민주주의의 전당에서 ‘약자 피해자’ 코스프레를 선보인 것이다. 가히 새정치민주연합의 뺨을 후려칠 정도의 연기력이다. 엄연히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돌아가는 나라에서 사회적경제를 운운하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모습은 애교로 보일 정도다.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 검은 카타르시스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겠다는 유승민의 언급에서 포퓰리즘이란 검은 망령은 절정을 이룬다. 가히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하다.

성장해야 복지가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복지에는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돈을 벌어야 돈을 쓸 수 있다는 점은 세상의 이치다. 돈이 벌리지 않으면 긴축하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저축을 해야 쓸 돈이 생긴다.

복지를 아무리 벌여도 성장할 수 없다. 복지란 세금 나눠먹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복지를 통한 성장은 헛소리다.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은 정치적 수사와 다를 바 없다.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선체를 온전히 인양해야 한다는 촌평을 빠뜨리지 않으면서, “재벌 대기업이 아닌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사진=jtbc 캡처

균형발전이란 단어를 들으면, 노무현 대통령이 과거에 주창하던 <국토 균형발전>이 떠오른다. 노무현의 말마따나 전국토가 다함께 균형발전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지역마다 인구, 접근성, 자원, 입지, 자연환경 등 처한 조건이 천차만별인데 이를 한데 묶어 균형발전하겠다는 것은 백일몽이다. 천국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복지는 정부 돈에 연명하는 인간을 양산

성장과 복지를 함께 가지고 가겠다는 말은 틀렸다. “성장해야 복지를 할 수 있다”가 정답이다. 그것도 선별적으로 해야 성장동력을 해치지 않는다. 복지는 최하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복지는 어떤 노력이라도 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돈을 벌겠다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녹여버린다. 이는 보편적복지, 무상복지의 무서운 점이기도 하다. 정부가 알아서 해준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타락하기 마련이다. 복지는 사람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인센티브를 허물어뜨리고 정부 돈에 연명하는 인간들을 양산한다.

유승민은 복지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 정도다. 참 훌륭한 국회의원이고 대단한 정당이다. 선거와 표에 목매는 분들이지만, 그러다가 나라 살림이 목매달게 생겼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