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경영진 적대적 인수 합병 반대…테슬라 역시 보유 지분 매각 가능성에 급락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제의하면서 트위터는 물론 테슬라의 주가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제의하면서 트위터는 물론 테슬라의 주가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사진은 머스크 트위터 계정 캡처 화면.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계정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트위터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68% 하락한 45.08달러를 기록했다. 

이들 주가가 하락한 것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소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1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서류를 제출해 트위터 주식을 1주당 54.20달러, 총 430억 달러(52조7825억원)에 인수하겠다는 M&A 계획을 밝혔다.

머스크가 제안한 가격은 트위터의 현재 주가보다 18% 가량 높은 수준이다. 

머스크는 SEC 서류에서 “자신이 제안한 주당 54.20달러의 인수가가 최선이며 최종적인 것”이라고 명시했다. 인수 가격에 대한 추가 협상은 없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대개 적대적 인수합병을 제안하면 인수하려는 측은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다. 실제 이날 장 초반 트위터의 주가는 급등했었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트위터 경영진이 ‘포이즌 필’(독약처방)을 동원해서라도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가 주가를 끌어 내렸다는 분석이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한 방어수단이다.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가 있을 경우, 이사회 의결만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주를 발행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머스크는 적대적 인수합병이 불발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B’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이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22’ 콘퍼런스에서 트위터에 적대적 인수합병을 제안한 사실을 인정하며 “만약 성사가 되지 않을 경우 플랜B를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플랜B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삼갔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려고 하는 것은 트위터가 미래 언론에 가장 가깝다고 믿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나는 트위터가 전세계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투자했다”면서 “언론 자유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날 머스크의 회사인 테슬라의 주가도 함께 급락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66% 급락한 985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추진이 테슬라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의 보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머스크에게 ‘테슬라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투자회사인 뉴 컨스트럭트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CEO는 “수조 달러 규모 회사의 CEO인 머스크가 430억 달러 규모 회사를 인수하고 관리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테슬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주요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테슬라도 상당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콜린 랭건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지분 약 17%를 가진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대금을 지불하려고 보유 지분을 처분할 경우 주가에 압박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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