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파트너십 강화…사업 성과 내는 게 목적"
호반건설·예림당 "항공업계 재개 따른 실적 기대"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굴지의 IT 기업과 중견 건설사, 그리고 아동 도서 전문 출판사들이 항공사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 전반에서 항공업계에 투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 방역 규제가 사실상 철폐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항공 여객 수요 대폭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들을 대상으로 생태계를 한층 넓힌다고 밝혔다./사진=네이버 제공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 0.99%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주주로 분류되지는 않으나 네이버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통한다.

2020년 12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네이버가 매입한 한진칼 66만3000주의 매입가는 총 427억1200만원에 달한다. 주당 6만4422원에 사들인 셈인데, 지난 18일 종가가 5만7800원인 점에 비춰보면 43억9038만원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 10.28%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네이버가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건 대한항공과의 관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네이버는 대한항공과 항공 서비스 디지털 전환과 미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 서비스 정보·노하우, 네이버가 가진 디지털 역량과 인공지능 기술 등이 어우러져 고객 경험 가치가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확신에 따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대한항공 IT 분야에 대한 영향력 확대가 목적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세계나 CJ대한통운과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지분을 맞교환했다"며 "대한항공과도 마찬가지로, 한진칼 주식 매입은 파트너십 강화에 따른 사업 성과를 얻기 위함이 목적이고, 구체적 방향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는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있었다. 그런 KCGI는 한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과 연합 세력을 이뤄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샅바 싸움을 전개했다. 하지만 한국산업은행의 등판으로 영향력을 잃게 됐고, 결국 호반건설에 지분 상당 부분을 넘겼다.

투자 은행(IB)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KCGI가 보유했던 지분을 5640억원이나 투자해 이어받은만큼 재차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분명히 밝혔다"며 "항공업계가 되살아난다는 기대감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항공업계는 2분기부터 여객 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예림당 역시 주력 계열사 티웨이항공 주식 370만주를 약 112억원에 취득한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지분 1.9%를 보유하게 됐고,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예림당 측은 주식 취득의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 차원"이라고 했다.

티웨이항공은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로부터 수혈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티웨이홀딩스의 지분율이 희석됐다.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예림당이 티웨이항공 지분을 사들인 건 항공업황 회복에 따른 수익 창출과 동시에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티웨이항공은 늘 인수·합병(M&A)의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며 "이 같은 시장의 불안감의 해소하기 위해 예림당이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