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2시즌 프로야구 개막 초반을 지내면서 각 팀 외국인 타자들의 명암도 뚜렷해지고 있다. 기대만큼 또는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는 타자들도 있지만, 벌써 팀의 고민거리가 된 타자들도 있다.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재계약을 한 선수는 삼성 피렐라, 두산 페르난데스 둘뿐이다. 나머지 8개팀은 모두 새 외국인 타자들을 영입했다.

일단 재계약파 두 명은 제 몫을 하고 있는데, 특히 피렐라의 컨디션이 좋다. 피렐라는 타율 0.386(이하 기록은 18일 현재)에 2홈런 1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격 랭킹 5위로 일찍 방망이를 달궜다.

페르난데스는 타율 0.294에 아직 홈런은 없고 타점도 4개밖에 못 올렸다. 지난 3년간의 활약상에 비하면 부진하지만, 계약과 입국이 늦어진 점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타격감 회복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보인다.

   
▲ KBO리그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는 한화 터크먼. /사진=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는 한화 터크먼이 가장 돋보인다. 타율 0.382로 7위에 랭크돼 있다. 홈런은 1개밖에 없지만 2루타를 5개나 칠 정도로 장타력도 있는 편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화제를 뿌리고 있는 키움 푸이그(타율 0.275 2홈런 7타점)는 명성에는 못미치지만 적응기임을 고려하면 아직은 무난한 수준이다. KT 라모스(타율 0.264 2홈런 7타점)도 푸이그와 비슷한 상황이다. SSG 크론(타율 0.250 3홈런 12타점)은 찬스에 강한 면모로 팀에 녹아들고 있다.

문제는 타율 2할에도 못 미치는 마티니(NC), 소크라테스(KIA), 루이즈(LG), 피터스(롯데) 등 4명이다.

마티니, 소크라테스, 루이즈는 나란히 타율 0.196을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마티니가 2홈런 7타점으로 한 방 능력을 보여줬지만 역시 미흡한 수준이다. 소크라테스(1홈런 6타점)도 분발이 필요하다.

루이즈는 1홈런에 3타점밖에 못 올렸다. 지난 17일 한화전에서는 채은성이 부상 복귀하면서 루이즈가 선발 제외되기도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어서 새 외국인 선수들이 다소 부진해도 웬만하면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루이즈는 벌써 타격에 관한 신뢰를 잃고 있다.

이날 8회 대수비로 투입됐던 루이즈는 6-6 동점이던 9회초 1사 1, 2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자신을 어필할 기회를 놓쳤다. 앞서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1사 2루에서 김현수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루이즈와 승부를 선택한 것이 현재 루이즈의 위상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 시즌 초반 타격 부지에 시달리고 있는 피터스(롯데, 왼쪽)와 루이즈(LG). /사진=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피터스가 가장 심각하다. 타율이 0.125(1홈런 3타점)밖에 안된다. 규정 타석을 채운 총 67명 가운데 순위 65위다. 피터스 아래로는 한화 정은원(0.122), KT 장성우(0.114) 둘뿐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70경기에서 홈런 13개를 친 피터스다. 타율은 다소 낮더라도 장타력으로 위압감은 줘야 할텐데, 홈런도 1개뿐이고 안타 6개를 치는 동안 삼진을 19개나 당할 정도로 선구안에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KBO리그 외국인 홈런왕 출신인 래리 서튼(2005년 현대 시절 35홈런) 롯데 감독은 "나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3주간은 헤맸다"며 피터스가 적응기만 잘 넘기면 타격감이 살아날 것이라며 믿음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롯데 구단과 팬들의 생각에는 온도 차가 있을 수 있다.

외국인 타자가 각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아직은 시즌 개막 초반이라지만, 갈수록 명암이 짙어진다면 부진에 빠진 외국인 타자들은 시즌 완주를 못하고 교체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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