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임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정부 인사가 때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평가를 받고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더 깊은 이야기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대답하는 것은 그렇고, 다음으로 미뤄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 대통령은 임기 말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검수완박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위한 공정한 수사를 이루게 하는 것이므로 검찰이 더 노력해주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고 밝히면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의 합의가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합의할 수 있다면 우리 의회주의에도 맞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협치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합의안에 따르더라도 검찰이 장점을 보여 왔던 부패수사, 경제수사 부분은 직접 수사권을 보유하게 된다. 직접 수사권이 없는 부분도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오히려 검찰이 잘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보다 가벼운 사건들은 경찰에 넘겨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갖고 있는 여러 수사 능력은 만약 중대범죄수사청이 만들어진다면 거기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결국 수사권, 기소권 분리 문제는 국민을 위한 수사 효율을 높이고 공정한 수사를 이루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방향으로 검찰이 더 노력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5월 9일 일정에 대해서 “오후 6시에 청와대에서 퇴근할 계획”이라며 “하룻밤을 청와대 바깥에서 보내고, 다음날 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 KTX로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날 밤을 청와대에서 보내지 않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날 밤 12시까지는 우리정부의 임기이기 때문에 청와대 야간 당직근무자들이 근무하면 되고, 저는 여러 의무 연락망을 잘 유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신구 정권 갈등으로 표현하지 말아주시길 당부드린다”면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새 대통령 취임 날 아침까지 청와대에 계셨다가 취임식에 참석하러 나가셨지만 좋아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다. 이미 짐들은 다 이사 가고 사람만 남은 상당히 어수선하고 불편한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문대통령은 “청와대 새 대통령 팀들이 입성할 때까지 현실적으로 몇시간 공백이 있었던 것이고, 말하자면 노 대통령은 초과근무로 그 시간까지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계셨던 것”이라면서 “지금은 (새 대통령이) 다른 곳에 가서 직무할 계획이고, 바로 그날부터 개방한다고 하는 것이므로 문제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하면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특별히 은둔생활을 하겠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다만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특별히 주목받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하루에 한번씩은 시골까지 찾아온 분들 고마워서 인사하는 시간 가졌었는데 저는 그렇게는 안할 계획이다. 자연스럽게 우연히 만날 수는 있지만 특별히 일부러 그렇게 만나는 시간을 일정을 잡지는 않겠다"면서 "그 밖에 아무런 계획을 지금은 하지 않고 있다. 아무런 계획을 하지 말자는 것이 지금 저의 계획이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