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 위해 대규모 테슬라 지분 매각 나설 가능성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지난밤 곤두박질쳤다. 약 1년 반만에 가장 큰 수준의 낙폭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57조원이 증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소셜미디어업체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발표한 데 따른 후폭풍이라는 지적이다.

   
▲ 테슬라의 주가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소식에 12%넘게 급락했다. 사진은 머스크 트위터 계정 캡처 화면.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계정


26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날보다 12.18%(121.60달러) 하락한 876.42달러로 거래를 종료했다. 주가 폭락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 역시 하루새 1250억달러(약 157조원) 넘게 증발했다. 

이 같은 하락폭은 지난 2020년 9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시 테슬라는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편입에 실패하면서 주가가 21% 넘게 빠진 바 있다.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내린 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소식이었다. 

지난 25일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주당 54.20달러, 총 440억달러(약 55조원)에 트위터를 넘기는 매각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수액은 트위터의 이달 주가에 3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머스크는 인수 의사를 공개한 지 11일 만에 트위터를 품에 안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의 주식을 대량 매각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9.2%를 취득해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이달 4일 이후 약 23%나 떨어졌다.

머스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트위터 인수자금 조달 방안에서 트위터 인수자금 가운데 130억달러는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에서 빌리고, 125억달러는 자신의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조달하기로 했다. 

다만 인수 대금 중 남은 210억달러를 어디서 조달할 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머스크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테슬라 지분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테슬라의 주가는 트위터 인수 소식 때문도 있지만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기술주 매도세도 한 몫을 했다”면서 “테슬라뿐 아니라 리비안, 루시드 등 다른 전기차 기업 역시 10%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95% 급락한 1만2490.74에 마감하며 2020년 12월 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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