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노경은(38·SSG 랜더스)이 '사연 있는' 팀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한다. 자신을 버린 팀을 상대로 베테랑 투수가 어떤 피칭을 할 것인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SSG는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노경은을 선발로 예고했다. 노경은은 지난해 12월 초 롯데에서 방출된 후 처음 롯데를 적으로 만난다.

롯데는 2021시즌이 끝난 후 2년 FA계약이 끝난 노경은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2016시즌 도중 두산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됐던 노경은은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이와 2021시즌 저조한 성적(3승 5패 평균자책점 7.35) 등으로 방출되는 서러움을 맛봤다.

절치부심한 노경은은 입단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고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 SSG 노경은이 28일 전 소속팀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다. /사진=SSG 랜더스


올 시즌 노경은의 활약상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당초 SSG가 노경은에게 기대했던 것은 '땜방 선발'이었다. 박종훈, 문승원 두 선발 자원이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아 6월 이후에나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에 누군가 선발 빈 자리를 메워야 했다.

그런데 노경은이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거의 에이스급 피칭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4차례 등판에서 3승 1패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1.29밖에 안된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일 NC전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이어 10일 KIA전, 16일 삼성전, 22일 한화전에서 모두 5이닝 1실점 호투했다. 삼성전까지 3연승을 달리다 한화전에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1실점 패전투수가 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SSG가 개막 10연승을 달리는 등 초반부터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춘 데는 노경은의 역할이 상당했다.

이미 3승을 올려 지난해 롯데에서의 승수와 같아진 노경은이 이번에는 롯데를 상대로 시즌 4승에 도전한다.

롯데는 노경은 방출을 결정하면서, 이렇게까지 잘 할 줄 몰랐을 것이다. '무서운 투수'로 변신해 적이 돼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르는 노경은을 바라보는 롯데 선수단 심경은 착잡할 것이다. 

노경은은 롯데전에서 더 잘 던져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역으로 롯데는 노경은을 내보낸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공략에 성공해야 한다. 노경은이 사직구장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모습을 보고싶지는 않을 것이다.

이날 노경은의 선발 맞상대가 만만찮다. 롯데의 외국인 에이스 반즈가 등판한다. 반즈는 5경기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54의 눈부신 피칭을 이어오고 있다.

양 팀이 벌인 26, 27일 경기서는 SSG가 1승 1무로 우세했다. 롯데는 3차전 승리로 선두 SSG와 3연전을 1승 1무 1패로 마감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SSG는 사직 원정에서 2승 1무를 거둬 선두를 더욱 굳히기를 원한다. 

노경은이 자신의 가치를 몰라준 롯데에 제대로 쓴맛을 보여줄지, 롯데 타선이 노경은을 무너뜨려 방출의 당위성을 확인할지, 흥미로운 경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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